학교를 떠난 아이들 대부분은 학업을 중단할 만큼 사정이 어려웠다. |
그나마 학교에 다녀도 교재비, 준비물 등을 마련할 수 없는 학생도 상당수 있다. 지자체 담당자와 학교 상담사들은 “빈곤이 학업 부진으로 이어진다"며 "우등생이었던 학생이 가정이 기울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고, 결국 성적이 떨어져 자퇴하는 안타까운 일도 있다”는 사례를 전했다.
또 “격차는 교복에서부터 나타나 부유한 가정의 아이들은 고급소재로 만든 브랜드 제품을 사지만 사정이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은 절반도 안 되는 가격의 교복을사 학생들 사이에 뚜렷한 선이 그어지고, 이런 선은 학생들을 구분 짓는다”며 “브랜드는 세라복(여학생이 입는 교복)에 달린 리본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실제 브랜드 교복은 한정판으로 제작되며 가격은 약 4만 5000엔(약 48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래된 뉴스지만 실직한 가장이 딸에게 교복을 사줄 형편이 못되자 “미안하다. 다음 생엔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행복해라”라는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어 이슈가 된 바 있다. 문부과학성은 이런 사실을 과제로 인식하고 있지만 ‘교복은 교칙에 따른 것으로 나라에서 일률적인 대응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정치인들은 아이들에게 저렴한 식사를 제공해 가정의 부담을 덜게 한다며 ‘아이의 미래 응원 기금’을 마련하고 나선다. 하지만 그나마 사정이 나았던 ‘아이의 미래 응원 기금’은 기업의 지원이 줄며 문제가 수면위로 떠올랐다. 이에 가토 가쓰노부(加藤 勝信) ‘1억 총활약 담당상’은 4일 기자회견에서 “기업에 지원을 요청했고, 기업은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기부금 확보를 낙관했다. 하지만 기부는 생각만큼 모이지 않았다. 2일 참의원 예산위원에서 민주당 렌호(蓮舫) 참의원은 “기부금 1949만엔을 모으기 위해 홍보비로 세금 2억엔이 쓰였다”며 “홍보비의 0.2%만이라도 기금에 쓰였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날카로운 지적을 했다고 6일 마이니치신문이 보도했다.
문부과학성이 집계한 통계. 2015년 5385명의 학생이 학교를 떠났다. (자료= 문부과학성) |
학생들의 교복. 가격 차이가 최대 2배에 이른다. (사진= 니시니혼신문 캡처) |
`1억 총활약`. 담당 장관의 주요 업무는 `희망을 낳는 강한 경제, 꿈을 만드는 어린이 양육지원, 안심과 연결되는 사회보장`이다. (사진= 아사히신문 캡처) |
7일 J케스트 TV에는 고령자의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며 그들은 주로 마트에서 식료품을 훔치는 생계형 범죄를 저질렀다고 전했다. 경시청 통계에 따르면 2014년 생계형 범죄자 중 고령자가 전체의 40%를 차지했다.
이날 방송에 물건을 훔치다 현장에서 주인에게 발각된 63세 노인의 사연이 전해졌다. 그는 샌드위치와 튀김 2조각을 훔쳤다. 금액은 886엔(약 9500원)으로 노인은 “운전기사로 일하다 정년퇴직했다. 일주일에 3번씩 청소원으로 일하지만 아내(60)와 생활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며 고개를 떨궜다. (일본은 65세부터 연금을 지급한다. 60세 정년퇴직 후 5년을 버텨야 한다)
또, 70세 아내 40대 딸과 생활하는 77세 노인은 소고기, 소시지, 통조림 등 4716엔(약 5만원)상당의 식료품을 주머니에 넣었다가 적발됐다. 노인은 “연금을 받고 있지만 전골이 먹고 싶었다”고 말했고, 작년까지 일했다던 76세 남성은 햄버거와 주먹밥(466엔, 약 5000원)을 훔쳤다. 그 역시 경제적 어려움을 말하며 “75세가 넘으니 그 어떤 곳도 받아주지 않았다(직업을 구할 수 없었다)”며 “(이날) 아침도 못 먹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 가전제품 파트에서 근무했다. 일부 노인은 금액이 적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는 내용도 있었다.
방송에 출연한 게이오대 나츠노 다케시(夏 野剛)교수는 “평생을 성실히 일한 사람들이 생활고를 이기지 못해 말년에 (경)범죄자가 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비록 일부지만 “금액이 적다고 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고령자의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 그들은 주로 식료품을 훔쳤다. |
한편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의회에서 "아베노믹스(경제정책)는 실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민 절반은 '사상 처음'으로 아니라고 답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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