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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중국] 폐지·공병 주우면서도 독서사랑 실천…흉상 설립

입력 : 2017-01-11 10:30:39 수정 : 2017-01-11 13:3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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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와 공병 등을 주우면서도 책을 끔찍히 사랑했던 남성을 위해 중국의 한 도서관이 높이 1.6m의 기념 흉상을 건립하기로 해 화제다.

동상으로 대중과 만날 이 남성은 지난 2015년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었는데, 살아생전 책 읽기를 좋아했고, 동시에 남몰래 불우 학생을 위해 선행 펼쳤던 사실이 드러나 도서관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중국 인민망 등 외신들에 따르면 저장(浙江) 성 항저우(杭州)의 한 도서관이 폐지와 공병 등을 주우면서도 책 읽기를 사랑했던 남성을 위해 높이 1.6m짜리 흉상을 세우기로 최근 결정했다.

 
공병이 담긴 봉지를 옆에 두고 책 읽는 웨이씨의 모습에 감탄하지 않은 이가 없었다고 한다.



주인공은 전직 중학교 교사인 웨이 시하오씨. 그는 과거 도서관 화장실에서 손 씻는 모습이 사진으로 공개되면서 누리꾼의 관심을 끌었다. 주말마다 도서관에 오기 전 늘 폐지와 공병 등을 주웠는데, 책을 더럽혀서는 안 된다며 손씻기를 잊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병이 담긴 봉지를 옆에 두고 책 읽는 웨이씨의 모습을 본 이들 모두 감탄해마지 않았다고 한다.

웨이씨가 주말마다 책을 읽을 수 있었던 건 도서관이 형편이 어려우면서도 독서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문을 열어온 덕분이기도 하다.

웨이씨는 2014년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책은 마음의 양식”이라며 “나이가 들면서 두뇌가 많이 약해지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계속 변화하기 위해 책을 읽어야 한다”며 독서에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웨이씨는 폐지와 공병 등을 주운 뒤 도서관으로 와서는 책을 더럽혀서는 안 된다며 손씻기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불행하게도 웨이씨는 2015년 12월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동시에 웨이씨가 생전 베풀었던 선행이 알려졌다.

웨이씨는 정년퇴직 후 매달 5000위안(약 87만원)의 연금을 받으면서도 따로 폐지나 공병을 주웠다. 1994년부터 익명으로 수백위안씩 기부해 온 그는 폐지와 공병 등을 판 돈과 연금 대부분을 불우한 학생들이 학업에 힘쓸 수 있도록 남몰래 전해왔으며, 격려편지도 써줬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또 책과 잡지 등도 기부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정작 웨이씨는 자기 삶에는 욕심이 없었다. 집에 놓은 집기라야 침대와 생활에 필요한 물건 몇 개가 전부였으며, 심지어 휴대전화를 쓰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연락할 때는 늘 공중전화를 썼다고 웨이씨의 친딸은 전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중국 인민망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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