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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가 술술] 학교·가정·마을 손잡은 ‘삼위일체’ 교육… 아이들이 쑥쑥 큰다

입력 : 2017-07-03 03:00:00 수정 : 2017-07-10 10:3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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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교육공동체 전성시대 / 지역사회 우수 인적자원 적극 활용 / 문화예술·인성 등 교육 콘텐츠 확장 / 구직취약계층 일자리 창출 효과 톡톡 / 文정부 공약과 맞물려 지속적 확산
“선생님, 추첨 떨어져서 너무 서운해요.” 서울 은평구에 사는 학부모 문옥진씨는 지난해 9월 연신초등학교 한 학생으로부터 들었던 이 말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이 학생은 문씨가 지난해 1학기 연신초등교에서 진행한 창의체험활동 ‘더 재밌는 체험’ 수업을 들었었다. ‘아이에게 더 좋은 엄마가 되고 싶다’는 욕심에서 시작한 일인데, “2학기 수업은 추첨까지 해야 할 정도”라는 담당 교사의 칭찬과 학생의 귀여운 푸념까지 듣노라니 내심 벅차고 뿌듯했다. 문씨는 “아이들의 자유롭고 경계없는 표현력에 내가 오히려 설레고 기대가 됐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마을교육공동체 전성시대다. 마을교육공동체는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지역사회가 학생의 교육활동 지원을 위해 협력 또는 연대하는 공동체’를 일컫는다. 경기와 광주, 세종은 2015년 마을교육공동체 조성·운영에 관한 조례를, 서울은 지난해 말 혁신교육지구 운영 관련 조례를 각각 제정해 마을교육공동체 조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마을교육공동체와 교육혁신지구 등의 사업은 올들어 문재인 대통령의 ‘온종일 마을학교’ 도입 공약과 맞물려 더욱 확산하는 분위기다.

온종일마을학교는 0세부터 초·중·고생까지 영유아, 학생들에 대한 돌봄과 교육을 기존 교육기관은 물론 지역사회까지 나서 책임지겠다는 것이다.

마을교육공동체 조성 사업은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은 물론 지역사회가 연계해 정규 교육과정이나 방과후학교, 창의적체험활동 등의 방법으로 아이들의 교육 및 돌봄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사진은 서울 은평구의 한 공방에서 인근 어린이집 아이들이 목공수업을 받고 있는 장면.
은평마을방과후학교지원센터 제공
이 가운데 마을방과후학교는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한 교육공동체 사업이다. 지역 사회의 우수한 인적자원을 발굴, 육성해 방과후학교와 연계함으로써 학생들에게는 더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학부모에게는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려는 취지에서 최근 시작된 사업이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속담처럼 학교와 마을이 협력해 학생의 성장과 발달을 돕자는 취지인 셈이다.

학교 입장에서는 힙합댄스와 클레이, 요리 등 학생·학부모들이 원하는 더 많은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고, 시·도 입장에서는 경력단절여성이나 문화예술인, 은퇴자 등 구직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마을교육공동체를 활성화하는 부수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문씨가 참여한 은평교육콘텐츠 사업도 마을교육공동체 조성 사업 중 하나다. 은평교육콘텐츠 사업은 진로활동과 문화예술, 탐구영역, 심리정서, 인성교육 등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교육콘텐츠를 보유한 지역 기관·단체·주민이 사업 참여 신청을 하면 학교는 은평구가 배당한 예산 범위 내에서 원하는 수업이나 강좌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2012년부터 이같은 사업을 펼쳐 온 은평구는 6월 현재 174개 단체, 239개 프로그램을 확보했다.

은평구는 지난해 11월 서울시교육청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올해부터 연신초등교와 연천초등교 2개교를 ‘개별 학교 맞춤형 마을방과후학교’ 시범학교로 운영하고 있다. 두 학교와 자치구, 마을주민이 방과후학교협의회를 구성해 협의를 통해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선정하고, 관련 콘텐츠와 공간, 강사비와 재료비 등 소요경비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학생·교사·지자체 모두 만족하는 마을학교

마을교육공동체 사업 경험자들의 만족도는 꽤 높은 편이다. 라미영 은평구청 교육청소년과 혁신교육팀장은 “지역 교육콘텐츠가 방과후학교와 창체수업, 동아리, 자유학기제 프로그램과 연계된 결과 문화·예술·체험·진로 분야에서 다양하고 특색있는 교육이 가능해져 학생과 담당교사의 만족도가 높다”고 귀띔했다. 가죽공예·캘리그래피 마을강사인 김선영씨는 “학교와 가정 뿐만 아니라 마을까지 삼위일체가 돼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마을의 아이들을 함께 키워낸다는 보람을 느낄 때가 많다”고 말했다.

은평구와 유사한 마을교육공동체 사업을 진행 중인 경기도 시흥교육지원청의 경기꿈의학교 담당자는 “아이들은 자신의 특기와 적성을 발견하기도 하고 공연 활동을 통해 자신감과 공동체원으로서의 역할을 배우기도 한다”며 “정규교육과정과 연계된 마을방과후활동은 공교육에 대한 관심과 신뢰도를 높이는 효과도 있다”고 자신했다.

무엇보다 마을교육공동체 사업은 온 마을이 한 아이의 온전한 성장을 위해 재능을 나누며 교육에 참여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마을동아리, 재능기부 등 지역사회와 연계한 돌봄교실을 운영하고 서울 동대문구 전농초 관계자는 “아이들은 일반 교육 프로그램에서는 얻을 수 없는 정과 사랑, 긍정과 베품 등 값진 가르침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다”며 “이는 가정과 사회의 안정은 물론 학생들의 안전과 행복을 담보하는 효과가 크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라미영 팀장은 특히 경력단절여성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라 센터장은 “마을강사나 보조강사, 방과후코디네이터 등 주민들이 마을공동체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길과 방식은 무궁무진하다”며 “아이들 돌봄·교육 활동을 전문자격을 갖춘 소수만이 아니라 마을 전체가 담당해는 시대가 된 만큼 약간의 관심과 소통 능력을 갖춘 어머니들의 용기 있는 도전을 바란다”고 말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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