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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여성 하이힐 강요는 통념상 필요"…일본 각료 막말 논란 [이슈톡톡]

입력 : 2019-06-06 11:49:41 수정 : 2019-06-06 11:4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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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투 운동 포스터. 사진= 마이니치신문 캡처

최근 우리 사회가 정치권의 막말 논란으로 시끄러운 가운데, 여성 직장인을 중심으로 하이힐이나 펌프스(끈이나 고리가 없는 뒷굽이 높은 구두) 등 불편한 신발 신기를 강요하지 말자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일본 사회에서도 한 각료의 막말 논란이 일고 있다. 네모토 다쿠미(根本匠) 후생노동상이 하이힐 등을 신는 것은 사회 통념에 비춰 업무상 필요하다고 주장한 게 발단이다. 

 

6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네모토 다쿠미 후생노동상은 5일 중의원 후생노동위원회에 출석해 여성에게 하이힐이나 펌프스를 강제하는 직장이 있다는 말에 “사회 통념에 비춰 업무상 필요하거나 이에 상당한 범위인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발에 부상을 당한 노동자에게 강제하는 경우는 괴롭힘에 해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네모토 후생노동상의 발언이 알려진 뒤 SNS에서는 “스스로 10㎝ 하이힐을 신고 일을 해봐라. 업무상 필요라는 말을 할 수 없을 것이다” 등의 비판 글이 쏟아지고 있다. 교도통신은 “사실상 (하이힐, 펌프스 신기 강요를) 용인하는 것”이라며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에서는 장시간 신으면 발과 허리를 아프게 하는 하이힐과 펌프스를 착용하는 것을 ‘여성의 매너’로 강제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는 내용의 서명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서명운동을 주도한 여성들은 1만8856명의 서명을 담아 “기업이 불편한 신발의착용을 여성에게만 명령하는 것은 성차별 혹은 젠더하라(Gender+Harassment·사회적 성[性]이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행위)에 해당하는 만큼 이를 금지하는 법 규정을만들어 달라”는 내용의 요청문을 지난 3일 후생노동성에 제출했었다.

하이힐에 저항하는 여성 모습을 그린 일러스트. 사진= 쿠투 SNS 캡처

서명운동이 비슷한 여성들의 공감을 얻어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신발이라는 뜻의 ‘구쓰(靴)’와 고통이라는 뜻의 ‘구쓰(苦痛)’의 앞글자를 따서 '#KuToo' 해시태그를 단 지지글이 잇따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날 후생노동위원회에서는 야당 입헌민주당의 아쓰지 가나코 의원이 “취직 활동과 서비스업의 직장을 중심으로 하이힐과 펌프스 착용이 필수인 곳이 많다. 직장이 이런 의무를 부여하는 것은 시대에 맞지 않다”며 “여성에게만 이를 강제하는 것은 괴롭힘이다”라고 지적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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