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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빨갱이" "文 하야" 한기총 전광훈 회장의 막말·망언…기독교계 "부끄럽게 만들어"

입력 : 2019-06-07 10:28:31 수정 : 2019-06-07 15: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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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톡톡] 기독교 원로 "기독교계를 욕보이고 있다…목회 현장에서 떠나야"

‘전라도는 빨갱이’, ‘문재인 대통령 하야 촉구’ 등 부적절한 정치적 발언을 서슴없이 하면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전광훈(63)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에 대해 한기총 내부를 비롯해 기독교계에서 비판적인 목소리가 높다. 비판론자들은 기독교계와 기독교인을 대표하지도 않는 전 회장이 극단적인 막말과 망언 등 기독교 정신에 맞지 않는 정치적 행보를 독단적으로 하면서 기독교계를 욕보이고 있다며 한기총 회장직에서 물러나거나 목회 현장에서 떠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봉호 고신대 석좌교수 “(전 회장) 기독교인 부끄럽게 만들고, 한국 기독교 명예 크게 훼손”

 

기독교계 원로인 손봉호 고신대 석좌교수는 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전 회장의 여러 논란 발언에 대한 입장을 진행자가 묻자 “전적으로 사리에 맞지 않고 기독교 지도자를 자칭하는 사람으로서 적합하지 않은 발언입”이라며 “보통 기독교인이라도 해서는 안 되는 발언인데 대표라고 하는 사람이 그렇게 말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손 교수는 이어 진행자가 ‘전 회장이 자유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런 저런 생각 말할 자유가 있는 거 아니냐라고 할 수도 있는데’라고 하자,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말할 수 있으나 한국 기독교를 대표한다고 ‘자칭’하면서 그런 말을 하는 것은 기독교에도 어울리지 않고 더군다나 한국 기독교를 대표하는 발언이 될 수가 없다”며 “너무 수준 이하의 정치적인 발언이어서 오히려 많은 기독교인을 부끄럽게 만들고, 한국 기독교의 명예를 아주 크게 훼손시켰다”고 덧붙였다.

◆손 교수, “창립 초기 한국 기독교 대표하던 한기총 10여년 전부터 온갖 비리 등 문제로 해체 운동, 주요 교단 다 탈퇴” 

 

그는 한기총의 기독교계 대표성도 오래 전부터 크게 약화됐다며 지금은 이름과 달리 기독교계를 전혀 대변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1989년 한기총이 창립될 때는 명실공히 한국 기독교를 대표하는 기관이었다. 그러다 2000년대, 한 10여 년 전에 그 내부에 온갖 문제들이 생기고 비리가 많아 한기총 해체 운동이 시작됐다. 저도 어떤 점에서 해체 운동을 주동한 사람이다. 이후 우리나라의 주요한 교단들은 다 탈퇴했고, 남아 있는 교단은 아주 군소 교단들이어서 전혀 실제로 한국 기독교를 대표할 수 없는 교단이다. 이름만 한국기독교총연맹인데 사실 (기독교계를) 대변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손 교수는 “저는 사실상 한 10여 년 전부터 이 기관은 상대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해서 무슨 일을 하는지 대표가 누구인지 아예 관심을 쓰지 않고 있다”며 그 이유로 “(한기총) 내부에서 하는 모습들이 전혀 기독교적이 아닐 뿐만 아니라 건강한 상식에도 어긋나는 그런 행동들을 너무 많이 했다”고 들었다.

◆손 교수, “기독교가 정치에 관여할 수 있는 것은 인권, 정의, 복지, 평화 등 보편적인 사안에 국한돼야”

 

손 교수는 진행자가 과거 전 회장(목사)의 논란 발언 △전라도 빨갱이 △문재인 정부는 종북 정부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안 찍는 사람은 내가 생명책에서 지워버릴 것 △이 나라를 이슬람에 팔아먹었기 때문에 하나님이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한 것 △자식 5명 안 낳으면 감옥 가야 △세월호 추도식은 막 나와서 기뻐 뛰고 난리하지 말고 집구석에서 슬픔으로 돌아가신 고인들한테 해야 등을 열거하며 ‘기독교하고 정치를 계속 연결시키는 설교나 집회에서의 발언을 어떻게 봐야 하느냐’고 묻자, “기독교적이지도 않고 건전한 상식에도 어긋나는 아주 수준 낮은 발언들로 참 부끄럽다”고 전 회장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기독교가 정치에 관여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인권이라든가 정의라든가 뭐 기본적인 복지라든가 평화라든가 아주 보편적이고 모든 사람이 수긍할 수 있는 그런 것에 국한해야 한다”며 “그 외에 무슨 파당 정치에 관계된 모든 발언은 사실 교회가 금지해야 한다. 기독교 역사에서 그런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전 회장은 조용히 물러나서 회개하고, 목사직도 그만두라”

 

전 회장을 한 번 본 적이 있다는 손 교수는 ‘전 회장을 만나신다면 뭐라고 조언해 주고 싶냐’는 질문에, “‘좀 조용히 물러나서 회개하고 아주 건강한 시민으로 봉사하십시오. 목사직도 그만두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하겠다”며 전 회장이 정치적 발언을 계속하려면 목사직을 관두고 아예 정치인으로 나서는 게 낫다는 뜻을 피력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뭐 정치인으로도 성공할 거 같지 않다. 그런 식의 발언 가지고는 우리 정치계를 더 혼란하게 만들고 더 저급하게 만들 것”이라고 꼬집었다.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화면 캡처

◆한기총 비대위 “극단적 막말과 망언, 전광훈 목사는 한기총 대표회장직에서 사퇴하라”

 

한기총 정상화를 위한 임원 및 회원 교단장 비상대책위원회도 극단적 막말과 망언을 일삼는 전 목사의 한기총 대표회장직 사퇴를 촉구했다. 한기총 비대위의 김인기 목사는 이날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전 목사가 지난 4개월 동안 한기총 대표회장의 직권을 이용해 한기총을 자신이 추구하는 극단적인 정치 집단으로 만들어 왔다. 한기총 정관도 위반하고 불법적인 운영으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독선과 독단적인 언행을 일삼았다”며 “한기총 임원 및 교단장은 전 목사의 이 같은 행태를 더 이상 두고 볼 수가 없어서 지금의 한기총을 최악의 위기 상황으로 보고 한기총을 지키기 위해서 비상대책위원회를 전격 구성했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전 목사의 전횡에 대한 구체적 사례로, “인격적인 비하 발언 자체가 너무 심하고, 비상식적인 막말을 서슴없이 한다”며 “공개적으로 설교 시간이나 집회 때 빨갱이다, 간첩이다 같은 지나친 표현들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신에 대한 비판이나 반대하는 자는 직권으로 가차 없이 처단하면서 자기는 정치인이나 목회자에 대해 ‘쓰레기 같은 것들’, ‘미친 것들’ 같은 막말과  너무 지나친 비하 발언을 많이 한다”고 덧붙였다.

 

김 목사는 진행자가 ‘한기총 내에 목사님처럼 (전 회장은 도저히 안되겠다고) 생각하는 목회자들이 많이 있느냐’는 질문에 “한기총이 어쨌든 보수 단체지만 진보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도 있고 또 보수적인 사람이 많이 있지만 문제는 전 목사의 정치적 행보가 상식적으로 볼 때 너무나 지나치다는 것”이라며 “본인이 정말 정치를 하려면 정치인으로 나가든지 (해야지) 왜 한기총 대표회장 직함을 이용하고,  왜 교회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냐는 게 문제다. 저도 사실 보수적인 사람이지만 전 목사의 그런 행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일침을 놨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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