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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착취물 ‘브랜드화’ 하려 했다”… 검사도 당황케 한 조주빈

입력 : 2020-09-01 21:07:46 수정 : 2020-09-01 21: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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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방’ 공범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진술
텔레그램 ‘박사방’의 운영자 조주빈(25). 연합뉴스

미성년자를 비롯한 여성들의 성착취물을 공유한 텔레그램 ‘박사방’의 운영자 조주빈(25)이 공범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자신이 만든 성착취물을 ‘브랜드화’ 하려고 했다는 등 다소 황당한 진술을 했다. 그는 박사방 사건과 관련해 성착취물 구매자와 피해자 등이 모두 “상식 밖의 세상에서 상식 밖의 행동을 한 것”이라며 “이 사건을 해결하고 싶으면 좀 다르게 봐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조씨는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판사 조성필) 심리로 열린 공범 한모(27)씨의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 같이 진술했다. 검찰은 이날 오후 공판 때 조씨에게 ‘피해자들에게 새끼손가락을 드는 등 특정한 행동이나 말을 반복하도록 한 이유’를 물었다. 이에 조씨는 “저의 피해자임을 알리려고 했다”며 “돈을 벌 목적으로, 제가 만든 성착취물을 브랜드화 할 요량이었다”고 답했다. 검사는 당황한 듯 조씨가 한 말이 ‘브랜드화’가 맞는지 재차 물어보기도 했다. 조씨는 박사방 관리자 권한을 여러 사람에게 준 이유에 대해선 “다른 사람이 관리를 맡아주면 운영이 수월하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이날 재판을 받은 한씨는 조씨의 지시로 피해자를 성적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씨는 한씨 등 박사방 회원들에게 ‘오프(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에서 실제로 성착취 활동을 하는 것)’를 일상적으로 제안했다고도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조씨는 “‘밥 한 끼 먹을래?’라고 말하듯이 그냥 ‘오프 한 번 할래?’라고 했다”면서 “(박사방이) 정상적인 세계관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담담히 털어놨다.

 

조씨는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착취를 한 혐의와 관련해서는 “상식이 색안경이 될 수 있다”며 자신을 정당화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공범인 ‘태평양’ 이모(16)군보다 한 피해자의 나이가 한 살 많다는 점을 언급하며 “피의자는 법적·사회적 책임을 질 수 있는 존재로 보면서, 또래가 피해자가 됐을 땐 돈이나 사회를 모르는 존재로 보고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어 그는 ‘상식’을 거론했다.

 

이날 증인신문에서는 검찰이 조씨와 공범들에게 범죄단체 조직·가입·활동 등 혐의를 적용한 것과 관련한 내용을 주로 다뤄졌다. 검찰은 박사방이 수괴 조씨를 비롯해 조직원 38명으로 구성된 범죄단체이고, 이들이 미성년자를 포함한 피해자 74명을 상대로 방대한 분량의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했다고 보고 있다. 조씨는 공범들에 대해 “몇몇 외에는 공범이라 생각한 적도 없고 애착을 가진 적도 없다”면서 검찰이 ‘역할 분담’이라는 단어를 쓰자 “역할 분담은 아니고 같이(한 것)”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그는 또 성착취물 제작에 다른 이들을 참여시킨 것을 두고는 “그들이 고객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조씨에 앞서 이날 오전 공판 때는 박사방 운영진 ‘부따’ 강훈(18)군이 증인으로 나와 자신이 박사방 운영을 맡았고, 조씨의 지시로 범죄수익금인 가상화폐를 환전해주면서 교통비 등을 일부 받았다고 증언했다. 강군은 조씨의 지시로 자신의 성기를 촬영한 사진을 보낸 뒤, 이를 유포하지 않는 대신 박사방을 관리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조씨는 강군이 먼저 ‘지인 능욕’을 해달라면서 ‘돈이 없으니 방 운영을 도와주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회원들의 역할 분담으로 더 많은 여성을 대상으로 성착취가 이뤄진 것 아니냐”고 묻자 강군은 “조씨의 범행이 더 용이해졌을 것이라 생각한다”고만 대답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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