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내 25개 구청장 중 유일한 국민의힘 소속인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윤석열 검찰총장 격려 화환 철거'를 요구했다가 보수층으로부터 문자폭탄 세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조 구청장은 30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서초구청이 보수단체에게 '28일까지 대검찰청 주변에 배열한 화환을 치우지 않을 경우 강제철거하겠다'고 계고장을 보낸 뒤 "저한테 문자 폭탄이 쏟아지고 있다"고 했다.
조 구청장은 문자가 "'조은희 너는 무슨 당이냐', '서운하다', '조은희 지지 철회한다'는 그런 내용이 주류를 이룬다고 소개했다.
이어 "저는 법과 원칙은 공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내편은 잘 봐주고 상대편은 가혹하고 이러면 차별적 법치주의이자 그런 불공정이 포퓰리즘이라고 생각한다"고 이번 조치가 법과 원칙에 따른 일임을 강조했다.
조 구청장은 "지난 8월에도 대검찰청과 대법원 앞에 200여개의 불법현수막과 천막을 4번의 계고장 해서 원만하게 정비한 적이 있다"며 "국민들이 보시기에 불편하지 않도록 잘 해결해나가겠다"고 했다.
계고장에 '28일까지 철거하라'고 했음에도 행정대집행을 밟지 않고 있는 까닭에 대해 조 구청장은 "이 시한은 반드시 하는 게 아니고 계고장으로 충격을 완화시키는 것"이라며 "어제 윤석열 검찰총장이 보수단체에 '자진 철거하고 서초구청에 협조하라'라는 말을 했기에 곧 자진철거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음 주 초에는 자진철거 하실 걸로 믿고 있다"라는 말로 며칠 말미를 준 뒤 이뤄지지 않을 경우 강제철거에 들어갈 것임을 알렸다.
한편 추 장관과 윤 총장이 연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추 장관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평가율이 3개월 만에 8%포인트 하락했다는 여론 조사 결과가 30일 나왔다.
한국갤럽이 지난 27∼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천1명을 대상으로 추 장관과 윤 총장이 직무 수행을 잘하고 있는지, 잘못하고 있는지를 물은 결과 추 장관의 직무 긍정·부정률은 32%-56%, 윤 총장은 39%-44%로 각각 나타났다.
3개월 전인 7월 초와 비교하면 추 장관의 직무 긍정률은 8%포인트, 윤 총장은 4%포인트 하락했다.
응답은 정치 성향이나 지지정당에 따라 극명하게 갈렸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 중 추 장관이 '잘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62%였지만, 국민의힘 지지층은 단 2%만 추 장관의 직무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윤 총장이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민주당에서는 16%, 국민의힘에서는 84%였다.
중도층에서는 추 장관과 윤 총장에 대한 직무 긍정 평가율이 32%, 40%였고 무당층은 10%, 37%로, 윤 총장이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
갤럽은 다만 "이 결과를 법무부나 검찰 등 그들이 이끄는 조직에 대한 평가로 확대하여 해석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는지에 대한 조사에서는 43%가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46%는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긍정 평가율은 전주와 같고, 부정 평가율은 1%포인트 상승했다.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이 40%, 국민의힘이 20%로 각각 5%포인트, 3%포인트 상승했다.
무당층은 27%로, 전주보다 7%포인트 감소했다.
갤럽은 무당층 감소에 대해 "국정감사 종반 대검찰청과 법무부, 라임·옵티머스 펀드 수사 등 일부 사안이 정쟁화되면서 유권자들이 여당과 제1야당 행보에 다시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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