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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물러날 생각 없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직대”

입력 : 2022-07-08 19:00:00 수정 : 2022-07-08 18: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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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대표 당원권 정지… 사상 초유 중징계 파장

李 “당대표가 징계처분 보류 가능”
집권 59일 만에 여권 혼돈 속으로
尹 지지율 급락… “당·정 집단위기”

집권 여당의 현직 대표가 당 윤리기구의 중징계로 직무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새 정부 출범 59일 만에 당수의 당원권 정지로 국민의힘은 극심한 내홍에 시달리게 됐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당의 문제가 아니라 최근 급락하는 대통령 지지율과 맞물려 정부와 여당의 ‘집단 위기’라는 경고를 내놓는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8일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을 받는 이준석 대표에 대해 ‘당원권 6개월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이 대표는 반년 동안 직무 수행이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대표직 유지가 불투명한 상황에 처해졌다.

전날 오후 7시부터 국회 본관에서 열린 윤리위는 이날 오전 2시45분쯤까지 약 8시간에 걸친 마라톤 회의 끝에 이같이 결정했다. 이양희 윤리위원장은 징계 결정 사유에 대해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이하 당원은 윤리규칙 4조1항에 따라 당원으로서 예의를 지키고 자리에 맞게 행동하여야 하며 당의 명예를 실추시키거나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언행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에 근거했다”고 밝혔다. 또 윤리위는 증거인멸 의혹에 연루된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에 대해서는 ‘당원권 정지 2년’의 고강도 징계를 결정했다.

이 대표는 징계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날 KBS 라디오에 나와 ‘당대표에서 물러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럴 생각 없다”고 답했다. 이어 “윤리위 규정을 보면 징계 처분권은 당대표에게 있다. 우선 징계 처분을 보류할 그런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가처분이라든지 재심이라든지 상황들을 판단해 모든 조치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힘 대회의실에서 열린 당 중앙윤리위원회에 출석해 소명을 마친 후 회의실을 나서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징계 의결 즉시 효력이 발생해 당대표 권한이 정지되고 원내대표가 직무대행을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버티기에 돌입했지만 윤리위 징계 결정으로 리더십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은 만큼 버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출근길 도어스테핑에서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한국갤럽이 이달 5∼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 수행 평가를 설문조사(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한 결과, 37%가 긍정, 49%가 부정 응답을 했다. 이는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직무 수행 평가가 30%대로 하락한 것이다. 여기에는 이 대표 징계를 둘러싼 당 내홍과 인사 문제 등이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조사와 관련한 내용은 한국갤럽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학)는 통화에서 “당과 대통령실이 서로 지지율을 하락시키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졌다”며 “여의도 정치에 서툰 윤석열정부는 국민의 지지율을 바탕으로 당에 대한 영향력을 높이고 국정 동력을 확보해야 하는데 지금은 서로 갈등만 커지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 고리를 끊기 위한 대통령의 결심이 필요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조병욱·이창훈·김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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