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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초유의 카톡 장시간 먹통 사태, 이러고 IT 강국이라 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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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10-16 22:58:58 수정 : 2022-10-16 22:5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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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마비·피해 속출에 국민 분통
그동안 땜질식 처방이 화 키운 듯
근본적 재발 방지 대책 마련 시급

15일 낮부터 시작된 카카오톡 장시간 ‘먹통’ 사태로 많은 사용자가 불편을 겪었다. 어제 오전부터 문자 메시지 이용이 가능해졌다지만 사진과 동영상 서비스 장애는 계속되고 있다. 카카오톡이 출시된 2010년 이후 가장 긴 시간 이어진 장애다. 카카오 택시, 카카오 내비, 카카오 페이 등도 여전히 접속이 안 된다. 일상 혼란은 물론 경제적 피해까지 속출했다. SK C&C 데이터센터 한 곳에 불이 났다고 해서 관련 서비스가 이렇게 오래 멈춰서야 하는지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다. ‘IT 강국’이란 명성이 무색하다.

지난 15일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 판교 캠퍼스 A동 앞에서 스마트폰 다음 애플리케이션에 오류 메시지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카카오톡의 활성 사용자 수(MAU)는 4750만명(올 2분기 기준)으로, 대한민국 총인구(5157만4446명)의 92.1%에 해당한다. 그래서 ‘국민 메신저’라 불린다. 삶 속으로 너무 깊이 파고든 나머지, 잠시라도 문제가 생기면 불편을 느끼는 부작용이 존재한다. 국회 자료를 보면 카카오의 최근 5년간(2018년∼현재) 서비스 장애는 모두 19건 발생했다. 대략 분기에 한 번꼴로 장애가 발생한 셈이다. 이 정도면 애물단지가 따로 없다.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제공돼야 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카카오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화재로 데이터센터 한 곳 전체가 영향을 받는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같은 건물에 서버를 둔 네이버는 어떤가. 네이버도 화재로 일부 서비스 장애가 있었지만, 카카오처럼 전방위적으로 발생하지는 않았고 15일 밤까지 대부분 복구가 완료됐다. 주요 서비스의 이중화와 서비스 컴포넌트 분산 배치·백업 덕에 영향이 적었다는 것이 네이버 측 설명이다. 카카오의 주장은 신뢰하기 어렵다. 그동안 땜질식 처방이 화를 키운 것 아닌가.

데이터 안정성과 보안 문제는 세계적 화두다. 빅데이터는 미래의 대표적 먹거리 중 하나다. 테러범이나 해커들이 포털을 공격하면 이렇게 엄청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라 섬뜩하다. 그런 점에서 데이터 관리 책임을 전적으로 민간 기업에만 맡기는 것은 우려스럽다. 정부가 나서 데이터의 안전 관리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사고 예방 대책을 세워야 한다. 대통령실이 “카카오 등이 책임 있고 신속한 서비스 복구를 하도록 정부 부처도 노력을 다해주기를 당부한다”고 지시한 것만으론 미덥지 않다. 정부가 지시만 하고 뒷짐을 져선 안 된다. 카카오도 사업 확장에만 열 올릴 게 아니라 그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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