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블랙'의 홍보 사이트가 네티즌들의 장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오는 27일 개봉되는 인도 영화 '블랙'은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8살 소녀 '미셸'이 '사하이' 선생님과 만나면서 겪게 되는 새로운 인생을 담은 영화다. 1962년 아서 펜 감독의 헬렌 켈러 이야기 '미라클 워커'를 인도식으로 풀어낸 영화로, 2005년 제작돼 그해 타임지 선정 '최고의 영화 베스트 10'에 선정됐다.
'내 생애 가장 눈부신 기적'이라는 카피에 맞게 블랙의 국내 홍보 사이트 메인에는 네티즌들이 바라는 기적을 적을 수 있는 코너가 마련됐다. 네티즌들은 이 코너를 통해 자신들이 이루고 싶은 것들을 공개할 수 있는데, 훈훈한 영화 분위기에 맞게 네티즌들 마음속에 품은소박한 꿈을 적으라는 것이 이 코너를 마련한 이유로 풀이된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훈훈한 '기적' 보다는 재밌는 '기적'을 원했나 보다. '블랙' 메인 홈페이지에는 네티즌들이 적어놓은 장난성 글들이 가득 차 있다.
e-스포츠계 만년 2인자로 불리는 홍진호를 겨냥해 "홍진호 우승-콩" "우승 좀-홍진호" "제발 우승-홍진호"라고 적어 놓은 소원은 애교로 볼 수 있다. 자신의 눈을 바라보면 웃을 수 있고, 건강해지고, 시험에 합격하고 키도 커진다고 한 정치인 허경영의 '콜미'를 '기적'과 연관시켜 "허경영을 외쳐" "내 눈을 바라봐" "콜미-허경영"이라고 적은 것도 가볍게 웃어넘길 수 있는 장난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소녀시대 윤아와 XX" "유리와 XX하고 싶다" "권지용 XX" 등 음란한 내용과 누군가를 비하하는 듯한 욕설들이 홈페이지 메인을 도배하면서 방문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물론 "나 오늘 첫 출근" "하고픈 일 잘되길" "다이어트 성공" 등 소박한 내용도 올라오고 있지만, 장난성 글에 가려 잘 드러나지 않고 있다.
네티즌들은 "감동적인 영화에 저런 댓글을" "감동적인 영화를 코미디로 만들었다" "신선한 홍보 방식인데 우리나라 네티즌 수준을 의식 못했다"며 씁쓸한 반응을 보였다. 그래도 이 같은 네티즌들의 장난이 "영화 홍보에는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각도 등장했다.
[디시뉴스 한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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