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무환(有備無患)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한 만반의 대비 자세를 일깨우는 말이다. 군복 유출은 국가 안보에 치명적일 수 있다. 만에 하나 인민군이 국군 복장으로 위장 침투해 국지전, 게릴라전, 후방 교란을 꾀한다면 대혼란을 피할 수 없다. 지난 10월2일 비무장지대(DMZ) 내 인민군 병사의 ‘노크 귀순’만으로도 군 내부 혼선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북은 군부 숙청과 경제난, 3대 세습체제 등에 대한 내부 불만이 팽배한 상황이다. 오죽했으면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최근 전국 1500명의 파출소장을 평양에 불러 “반혁명분자들을 철저히 가려내 짓뭉개야 한다”고 했겠는가. 북이 내부 갈등을 외부로 돌릴 위험지수가 어느 때보다 높은 시기다.
북은 1990년대 말 수십만 벌의 군복을 중국 단둥∼신의주 경로로 가져간 것으로 파악됐었다. 당시 정보기관에서는 군복을 바꿔야 한다고 보고했지만 유야무야됐다고 한다. 이명박정부 들어서야 신형 디지털 군복으로 교체돼 지급 중이다.
전·평시 막론하고 적·아군 식별이 안 되는 것만큼 위험한 것은 없다. 정부는 중국과 공조해 실상을 파악하고 북의 군복 입수를 막아야 한다. 우리 군복의 코드화 등 별도의 대비책 검토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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