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습으로 검은 연기 치솟는 락까 17일(현지시간)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수도격인 시리아 락까에서 공습으로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락까=AP연합뉴스 |
AP통신 등은 17일(현지시간) 미군의 지원을 받는 쿠르드·아랍연합 ‘시리아민주군’(SDF)이 IS 근거지 락까 중심부로 진입해 교전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SDF는 이날 락까 남서부 외곽의 알야르무크 지역을 IS로부터 탈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한 셰이크 아흐메드 SDF 대변인은 “알야르무크 지역은 이제 해방됐다”며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민간인을 해방하고 IS를 제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SDF는 지난해 11월부터 락까 탈환전을 진행해왔다. 지난달 락까 북부 진입에 성공한 SDF는 현재 락까로 연결되는 모든 진입로를 확보한 상태다.
SDF와는 별도로 러시아 지원 아래 IS 격퇴전을 벌이는 시리아 정부군은 이날 락까 남부 유전지대를 재점령했다고 시리아 관영매체 사나통신이 전했다. 시리아 정부군은 성명을 통해 “육군은 지난 이틀간 (IS 점령지인) 데이르 에조르 서부와 락까 남부 다수의 마을과 유전을 재탈환했다”며 “수십대의 IS 차량을 파괴하고 외국인을 포함한 많은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들을 살해했다”고 밝혔다.
미·러의 지원 아래 시리아에서 진행되는 IS 격퇴전이 힘을 받고 있지만 이에 따른 민간인 피해도 커지고 있다. 양측은 이날 락까에 엄청난 화력의 공습을 단행해 어린이 2명을 포함한 민간인 최소 10명이 숨졌다고 SOHR가 밝혔다. AFP는 “락까의 하늘이 거대한 검은 연기 기둥으로 뒤덮였다”며 “지금까지 경험한 공습 중 가장 강력했다”고 현지에 파견된 자사 특파원의 말을 전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미군이 주도하는 국제동맹군의 공습은 강화됐다. 이라크와 시리아의 민간인 사상자를 집계하는 에어워즈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월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국제동맹군의 폭격으로 사망한 민간인은 2200여명으로 조사됐다. 이는 월평균 약 360명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 월평균 80명보다 4배 이상 많은 것이다.
IS 깃발 불붙이는 연합군 쿠르드·아랍연합 ‘시리아민주군’(SDF) 병사가 17일(현지시간) 시리아 락까에서 이슬람국가(IS) 깃발을 불태우려 하고 있다. 락까=AP연합뉴스 |
에어워즈는 “IS 격퇴전이 막바지에 다다를수록 전쟁이 치열해졌고 인구가 많은 모술과 락까 탈환전이 격화하면서 민간인 사망자가 급증했다”며 “(오바마 정부에 비해) 트럼프 정부가 민간인 보호에 소홀한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0일 IS 최대 거점 중 하나인 이라크 모술을 탈환한 미군 주도 국제동맹군은 현재 락까를 다음 목표로 삼고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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