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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장 12일 귀국… '靑 사법권 침해' 입장 밝힐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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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5-12 11:04:42 수정 : 2018-05-12 11: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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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부장판사, "국가시스템 후진성 보여준 사건" 꼬집어 / 변호사단체도 "대법원장이 직접 단호한 입장을 표명해야"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난달 9일 경기도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전국법관대표회의 1차 회의에 참석해 판사들과 악수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문재인정부 청와대의 사법권 침해 논란으로 법조계가 뜨겁게 달아오른 가운데 12일 해외출장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는 김명수(사진) 대법원장이 어떤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김 대법원장은 지난달 28일 출국해 스페인·아르헨티나·칠레 남미 3개국을 순방했다. 이 기간 동안 리까르도 로렌세띠 아르헨티나 대법원장, 아롤도 오스발도 브리또 크루즈 칠레 대법원장 등과 만나 한국과의 사법교류에 관해 논의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남미 3개국 사법부와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대한민국 사법부의 국제적 위상을 높였다”고 순방 성과를 평가했다.

그런데 김 대법원장이 외국에 있는 동안 국내 법조계는 발칵 뒤집혔다. 그가 출국한 직후인 지난 3일 청와대가 ‘판사 파면’ 국민청원을 법원행정처에 전달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월 청와대 게시판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해 석방한 정형식 서울고법 부장판사의 파면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올라와 무려 23만명이 서명했다. 그러자 정혜승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은 이승련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에게 전화로 이같은 ‘판사 파면’ 청원 내용을 전달했다.

현행 헌법과 법률에 따라 행정부가 사법부의 법관 인사 또는 징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고 그런 시도를 해서도 안 되는데 어처구니없는 일을 저지른 것이다.

당장 김태규 울산지법 부장판사는 법원 내부 통신망 ‘코트넷’에 올린 글에서 “행정부의 부적절한 처분에 문제 제기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과거 ‘국회의원 급여를 최저시급으로 책정해 달라’는 국민청원에 27만명이나 서명했지만 이를 국회에 전달하진 않았다. 3권분립의 정신을 존중해서다. 그럼에도 ‘판사 파면’ 청원은 굳이 그 내용을 대법원 측에 통보했다. 3권분립 정신을 정면으로 위배한 것이다.

김 부장판사는 “청와대가 국회와 법원에 대해 이중적 처신을 하는 이유가 국회는 ‘정치적 파워’가 있고 법원은 ‘정치적 파워’와 무관한 조직이라는데 연유한 것이라면 이는 국가 시스템의 후진성을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요청하는 내용 등을 담아 성명서를 채택하도록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안건으로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전국법관대표회의는 김 대법원장 취임 후 일선 법원 판사들 의견을 사법행정에 반영하자는 취지에서 도입했다. 법원행정처가 ‘사법부의 정부’라면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사법부의 의회’에 해당한다. 김 부장판사 의견에 여러 명의 법관이 동의 의사를 밝히면서 문재인정부 청와대의 사법권 침해 논란은 오는 6월11일 열릴 전국법관대표회의 안건으로 상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자연히 법조계 시선이 12일 귀국하는 김 대법원장의 ‘입’에 쏠리고 있다. 그가 이 문제에 어떤 입장을 밝히느냐에 따라 문재인정부 청와대의 사법권 침해 논란이 수그러들지 아니면 더 크게 확산할지 달려 있기 때문이다. 보수성향 변호사들 모임인 ‘한반도 인권·통일 변호사모임’(한변)은 최근 성명에서 “청와대의 사법부 독립 침해행위에 침묵하지 말라”며 “김 대법원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표명해야 할 것”고 촉구한 바 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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