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사설] 한·미·일 국방장관회담 빠진 게 이·취임식 때문이라니

관련이슈 사설

입력 : 2020-09-01 22:58:35 수정 : 2020-09-02 00:02:26

인쇄 메일 url 공유 - +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다. 연합뉴스

정경두 국방장관이 지난달 29일 괌에서 열린 한·미·일 국방장관회담에 참석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회의에 갔으면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퇴임으로 정리할 것도 많아 안 가기로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회담에 다녀오면 장관 이·취임식에도 참석하지 못한다”고도 했다. 정 장관은 청와대와 조율을 거쳐 불참을 결정한 건 아니라면서 “한·미 국방장관 회담은 올해 (11월 열리는) SCM(한·미안보협의회)도 있으니 후임 장관이 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 설명은 사실과 다르다. 외교관이나 공무원이 해외출장을 갈 경우 미리 현지 공관에서 격리면제서를 발급받아 질병관리본부에 내면 출국과 귀국 때 PCR검사(호흡기 검체 검사)만으로 격리가 면제된다. 이후 스마트폰에 앱을 내려받아 자가 체크하는 ‘능동감시’ 형태로 업무를 할 수 있다. 실제 강경화 외교장관은 지난달 9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독일 출장을 다녀온 뒤 격리가 아닌 능동감시 조치를 받았다.

이번 회담은 동북아 정세가 요동치는 상황에서 한·미·일 3국 국방수장이 북한 문제와 동아시아 안보 현안들을 조율하는 중요한 자리였다. 미·일 국방장관은 회담에서 북한의 모든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폐기를 위해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의 완전한 이행이 중요하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 “지역을 불안정하게 하는 중국의 행위에 반대한다”는 견제 메시지도 냈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 장관이 코로나19와 이임을 이유로 빠졌다는 설명은 납득할 수 없다. 청와대와 조율이 없었다는 정 장관 얘기도 곧이듣기 어렵다. 국방부 차원에서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 북한과 중국을 의식한 결정이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한과 남북관계 개선에 매달리는 문재인정부로서는 대북제재와 중국 비판이 의제에 오를 회담 참석이 껄끄러웠을 것이다.

한반도 정세는 어느 때보다 불투명하다. 미·중 패권경쟁이 가속화하고 있고 북한의 군사도발 가능성도 상존한다. 특히 2개월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 판세는 아직도 안갯속이다. 대선 결과에 따라 미국의 한반도 정책이 달라진다. 누가 당선되더라도 “한국은 누구 편이냐”는 압박은 거세질 것이다. 대미 외교가 중요한 시점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한·미동맹의 균열을 메울 생각보다는 북·중의 눈치나 살피고 있다. 뒷감당을 어찌 하려는지 걱정이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홍화연 '깜찍한 손하트'
  • 홍화연 '깜찍한 손하트'
  • 김민주 '신비한 매력'
  • 진기주 '해맑은 미소'
  • 노정의 '시크한 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