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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은 마천루… 명품광장·공원 갖춘 ‘서울의 맨해튼’ 뜬다 [‘창간 32’ - 대한민국 심장으로 거듭나는 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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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2-01 01:00:00 수정 : 2021-02-01 01: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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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개발 핵심은 ‘용산공원’
남산∼한강 녹지축 복원·접근성 제고
300만㎡ 규모… 미군기지 반환도 속도
아모레퍼시픽 사옥·해링턴스퀘어 등
주변 재개발 등 정비사업도 순항중

‘정비창·캠프킴’ 활용 딜레마
정부, 2020년 주택 1만여가구 공급 발표
용산구, 국제업무지구 개발 훼손 우려
캠프킴 ‘복합시설 지구’로 개발도 이견
區 “당초대로 新업무거점으로 육성해야”
서울 용산이 비상하고 있다. 하루가 멀다하고 솟아오르는 마천루에서 변화의 역동과 속도가 느껴진다. 눈앞에 용산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구글 검색창에 ‘용산’, ‘개발’ 키워드를 넣으면 1570만개의 결과물이 나온다. 금싸라기, 천지개벽, 상전벽해 같은 수식어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10년 후 개발계획이 마무리되면 명실상부한 서울 중심지로 탈바꿈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서울의 심장 ‘용산공원’

용산 개발 핵심은 용산공원이다. 임오군란(1882년) 이후 무려 139년에 걸쳐 청나라, 일본, 미국 등 외국군이 차지해 온 땅. 제1호 국가공원이자 서울에서 가장 큰 공원이 이곳에 들어선다. 2002년 연합토지관리계획(LPP) 및 2004년 용산기지이전협정(YRP) 체결, 2007년 용산공원조성특별법 제정 등이 이를 미리 예고했다.

한동안 지지부진했던 사업은 지난해 가속페달을 밟았다. 정부는 2020년 여름 미군기지 일부(옛 장교숙소 5단지, 약 5만㎡)를 시민들에게 개방해 현재까지 5000여명의 이곳을 찾았다. 미공개 장교 숙소 13개동은 시민 휴양 및 문화예술 창작공간 등으로 꾸며 올 하반기 새롭게 개방한다.

기지 반환도 속도를 내는 중이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미국과 제201차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 합동위원회를 열고 11개 미군기지와 용산기지 2개 구역 등 모두 12개 기지를 넘겨받았다. 용산기지(본체 부지) 2개 구역(스포츠필드·소프트볼 경기장), 캠프킴 등 용산에 위치한 미군기지 5곳이 여기 포함됐다.

용산공원은 면적이 300만㎡다. 2011년 국토부가 발표한 당초 계획(용산공원정비구역 종합기본계획) 243만㎡ 보다 57만㎡(23%) 늘었다. 2019년 출범한 용산공원조성추진위원회(민간공동위원장 유홍준)가 의욕적으로 영역을 넓혔다. 단절된 남산∼한강 녹지축을 온전하게 복원하고 공원 남·북측 접근성을 제고하기 위해서였다.

정부는 금년 중 미군과 그들 가족이 썼던 용산기지 내 야구장, 축구장, 골프연습장 등을 추가로 시민들에게 개방한다는 방침이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도보로 접근이 가능해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은 들떠 있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입장문을 내고 “138년 만의 용산 기지 반환을 두 손 벌려 환영한다”며 “한미연합사 평택 이전과 미 대사관 숙소 이전에 구가 중요한 역할을 해온 만큼 드래건힐 호텔, 헬기장 등 잔류시설을 최소화시키는 데도 구가 앞장서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미군 잔류시설과 환경오염 문제가 대표적이다. 한·미 양국 간 지난한 협상으로 공원화 사업이 지연될 거란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향후 10년 안에 용산공원이 서울의 심장 또는 허파로 기능하게 될 것이라는 데 별다른 이견은 없다.

◆공원 주변부 개발에 ‘속도전’

센트럴파크가 있는 뉴욕 맨해튼처럼 용산공원 주변도 서울의 주거·상업 중심지로 변모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사옥, 푸르지오 써밋, 래미안 용산, 용산센트럴파크 해링턴스퀘어 등 지역 내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옛 도시환경정비사업)이 10년 사이 10곳이나 마무리됐다. 전체 구역(28곳)의 35% 수준이다.

또 옛 용사의 집 자리(용산역전면 제1-1구역 4755㎡)에는 2022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국군호텔 건립이 한창이다. 국제빌딩 주변 제5구역(한강로2가 210-1번지 일대 6106㎡)은 2019년 말 관리처분계획 인가 이후 주민 이주가 이뤄지고 있다. 올해 4월 착공해 2023년 12월 준공 예정이다.

이 외에도 5층 이하 낡은 건물들이 모여 있는 신용산역 북측 제2구역(한강로2가 2-194번지 일대 2만2324㎡)이 지난해 12월 용산구로부터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았다. 인근 신용산역 북측 제1구역(한강로2가 2-116번지 일대 1만4057㎡)은 정비계획 변경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데 올해 말 사업시행계획인가가 나올 예정이다.

마천루만 올리는 게 아니다. 국제빌딩4구역(용산센트럴파크 해링턴스퀘어) 북측에 광화문광장(1만8840㎡)과 맞먹는 대규모(1만7585㎡) 문화공원이 생긴다. 부지 서측을 막고 있는 국제빌딩5구역 철거가 완료되면 오는 6월 공사에 들어가며 연말까지 입구·문화·공연마당, 억새·참여정원 등이 새롭게 조성된다.

용산역 전면 제2, 3구역(푸르지오 써밋, 래미안 용산) 사이에는 1만2843㎡ 규모 부지를 활용해 용산구가 지하2층, 2만2505㎡ 규모 지하공간(상가, 보행통로 등)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기부채납 후 무상사용 수익허가 방식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사업을 맡았으며 이르면 올해 말 사업시행인가가 날 것으로 보인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용산철도병원 특별계획구역(한강로3가 65-154번지 일대 1만1341㎡)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지하5층, 지상38층, 연면적 8만6932㎡ 규모로 공동주택(295호), 임대주택(74호), 오피스텔(119동), 문화시설(용산역사박물관)을 짓는다. 이달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거쳐 올 하반기 착공할 예정이다.

 

서울 용산미군기지. 뉴시스

◆정비창·캠프킴 활용 놓고 이견도

이처럼 용산 개발은 중앙과 지방정부, 민간이 힘을 모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곳곳에서 파열음도 들린다. 중앙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정책으로 용산이 시험대에 올랐기 때문이다. 논쟁은 크게 용산정비창부지(한강로3가 40-1 일대 51만㎡)와 삼각지역 인근 캠프킴(한강로1가 1-1번지 일대 4만8398㎡) 두 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정부가 8·4 주택 공급대책의 하나로 정부는 용산정비창, 캠프킴 부지에 각각 1만가구와 31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계획 수립 과정에서 용산구와 교감은 없었다. 용산구는 정부 주택정책으로 기존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크게 훼손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용산구 관계자는 “2012년 수립됐던 옛 국제업무지구 주거시설 개발계획안(3000가구)보다 물량이 3배 이상 커지면서 국제업무지구 본 기능을 유지할 수 없게 됐다”며 “세부 개발계획 수립 과정에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구 입장을 지속적으로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캠프킴 부지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2011년 용산공원정비구역 종합기본계획에 따라 캠프킴, 유엔사, 수송부 등 산재 부지 3곳(18만㎡)을 ‘복합시설 조성지구’로 지정했다. 기존 일반주거·자연녹지 지역을 일반상업용지로 전환해 상업·업무·문화·주거 기능이 혼합된 40∼50층 규모 복합시설을 조성한다는 계획이었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정부가 당초 발표했던 대로 캠프킴을 ‘한강로축 중심부 신(新)업무거점’으로 육성해야 한다”며 “같은 비용이라면 서울 변두리나 외곽에 더 많은 아파트를 건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용산이 일과 휴식, 문화가 공존하는 서울의 얼굴로 거듭날 것이라는 전망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성 용산구청장은 “용산 지역은 용산국가공원 및 국제업무지구와 연계돼 향후 10년간 전역에서 개발이 이뤄질 것”이라며 “명실상부한 ‘서울의 심장’이자 대한민국을 이끄는 번영의 축으로 자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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