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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 음주에 마스크 벗은 취객도… 이태원은 벌써 '위드 코로나'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1-10-31 13:30:57 수정 : 2021-10-31 13:3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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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러윈 데이를 하루 앞둔 30일 서울 용산구 세계음식거리에서 한 시민이 '오징어게임' 복장을 하고 있다.   뉴스1

“저랑 친구들은 백신을 다 맞았고 어차피 곧 ‘위드 코로나’니까 괜찮을 것 같아서 나와봤는데 예상보다 사람이 훨씬 더 많긴 하네요.”

 

서울에 사는 박모(27)씨는 지난 30일 저녁 핼러윈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 친구들과 이태원의 한 식당을 찾았다. 아직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켜지고 있는 다른 지역과 달리 이태원은 이미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이 시행된 듯한 분위기였다. 핼러윈 분장을 한 채 모여 선 이들과 취객들로 거리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박씨는 “종종 마스크를 제대로 안 쓴 사람들이 보이긴 하는데 소수고 백신 접종 완료자들도 많을 테니 크게 걱정되진 않는다”며 “솔직히 그동안 너무 답답했는데 오랜만에 이런 분위기를 느끼게 돼서 즐겁다”고 말했다.

 

핼러윈데이인 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세계음식거리에서 용산구청 관계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 한편 다음달 1일부터 6주간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1단계 계획이 시작된다.   연합뉴스

핼러윈데이인 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거리는 전날 밤 취객들이 남긴 흔적으로 어지러웠다. 곳곳에 버려진 술병과 쓰레기, 주인을 잃고 내던져진 마스크 등이 붐볐던 전날 밤의 상황을 보여주는 듯했다. 

 

전날 이태원 일대에는 이른 오후부터 사람이 몰렸다. 인근 카페 등은 손님들로 빈자리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시간이 흘러 어두워지자 식당과 펍 등에는 긴 대기 줄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오징어 게임 가면을 쓰는 등 핼러윈 분장을 한 이들이 거리에 속속 등장했다. 음식점과 술집이 집중된 메인거리는 인파에 떠밀리듯 걸어야 할 정도로 붐볐다.

 

핼러윈 데이를 하루 앞둔 3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일대가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뉴스1

대부분의 시민은 마스크를 잘 착용했지만 밤이 깊을수록 술에 취해 마스크를 벗거나 ‘턱스크’로 착용하고 방역수칙을 위반하는 등 돌발행동을 하는 이들이 늘어났다. 거리에 서서 술병이나 맥주캔을 든 채 술을 마시는 사람들도 있었다. 골목 구석에서는 여러 명이 모여 마스크를 벗고 담배를 피우는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식당 영업시간이 제한되는 밤 10시가 되자 음식점과 술집은 일제히 영업을 정리했고 단속과 질서유지 등을 위해 현장에 나와 있던 경찰은 시민들에게 귀가를 요청했다. 대다수의 시민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해 이동했지만 10시30분이 넘도록 여전히 거리에는 사람이 많았다. 일부 시민들이 귀가하지 않고 인근 노상에서 음주를 하는 등 방역을 위협하는 행태를 보이자 경찰은 결국 이태원 메인거리를 통제하고 술집거리 방면으로의 진입을 금지하기도 했다.

 

핼러윈 데이를 하루 앞둔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세계음식거리에서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처럼 이태원에 핼러윈을 즐기려는 인파가 몰리자 일각에서는 위드 코로나 전 막바지 대규모 감염 확산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내일부터 당장 위드 코로나가 시행되는 상황에서 핼러윈이 추가 유행 확산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날 신규확진자 수는 나흘째 2000명대를 기록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확진자 수는 2061명으로 전날(2104명)과 비교해 43명이 줄었지만 나흘 연속 2000명대 신규확진자 수를 이어갔다.


박지원 기자 g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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