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전민 출신으로 성남 이주 이후
가족들의 인생 역정 일일이 거론
“제가 출신이 비천합니다. 비천한 집안이라 주변에 뒤지면 더러운 게 많이 나옵니다. 제가 태어난 걸 어떡하겠습니까. 그러나 진흙 속에서도 꽃은 피지 않습니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4일 자신의 소년공 시절 고단했던 인생 역정을 일부에서 네거티브 소재로 삼는 것과 관련해 집안 내력을 시민들 앞에서 소상히 밝혔다. 이 후보가 “제 출신이 비천함은 저의 잘못이 아니니 저를 탓하지 말아달라”고 하자 지지자들은 ‘가난이 죄는 아니다’라며 응원했다.
이 후보는 전북권 민심 청취를 위한 2박 3일 일정의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심버스) 이틀째를 맞아 찾은 군산 신영동 군산공설시장 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후보는 “저는 가진 것 없이 이 자리까지 왔다. 제가 돈이 있나, 백이 있나”라며 “딱 하나 있다. 세상에 대한 애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우리 가족 이야기를 좀 하겠다”면서 각자 영역에서 어렵게 살아온 식구들을 소개했다.
이 후보는 “제 어머니 아버지는 화전민 출신으로 성남에 왔다”며 “아버지는 시장 청소, 요즘 말로 환경미화원이었고 어머니는 화장실을 지키며 대변 20원, 소변 10원 휴지 팔고 사셨다. 먹고 살기 위해 그렇게 살았다”고 했다. 이어 “큰형님은 탄광 광부를 하다 추락사고를 당해서 왼쪽 다리를 절단했다”며 “이번엔 오른쪽 발목까지 절단했다고 며칠 전에 연락이 왔다”고 했다. 이어 “우리 누님은 요양보호사다. 살기 어려워서 지금 말썽난 그 누님”이라며 “청소회사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고 했다. 또 “아시는 바대로 정신질환으로 고생한 형님이 돌아가셨다. (집안에서) 저하고 제일 출세했다”고 했다. 이 후보와 생전에 갈등을 빚었던 고 이재선 회계사에 대한 설명이다.
이 후보는 “그 밑에 제 여동생은 야쿠르트 배달하고 미싱사를 하다가 화장실에서 숨졌다”며 “산재 처리도 못 했다”고 했다. 또 “제 남동생은 지금 환경미화원이다. 제 집안이 이렇다”고 했다. 이 후보는 가족들의 삶을 각각 소개하며 북받치는 감정을 누르려는 듯 수차례 숨을 고르는 모습을 보였다.
이 후보는 “저는 그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왔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주어진 권한이 있으면 최대치로 행사할 것이고, 국민이 주인이니 나는 머슴이라는 생각으로 주인의 생각을 철저히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좋은 일이라도, 확신이 들어도 국민께 물어보고 하겠다”며 “다만 끝까지 설득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거듭 겸손한 자세를 취했다. 이 후보의 심금을 울리는 연설에 지지자들은 구호와 함성으로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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