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고시엔 2년 연속·여름 고시엔 포함 3회 연속
우익 압박에 굴하지 않아…한국어 교가 다시 제창
재일 한국계 교토(京都)국제고의 도전이 계속된다. 교토국제고가 일본 야구 꿈의 무대인 고시엔(甲子園) 3회 연속 진출의 쾌거를 달성하면서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大和·야마토) 땅은…”으로 시작하는 이 학교 교가도 일본 열도에 다시 울려 퍼지게 됐다.
제94회 선발(選拔)고등학교야구대회(일명 봄 고시엔) 선고(選考)위원회는 28일 교토국제고(교장 박경수)를 포함해 봄 고시엔 대회에 출전할 전국 32강을 선정했다.
교토국제고는 지난해에 이어 봄 고시엔 대회를 2년 연속 출전하게 됐으며, 여름 고시엔으로 불리는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를 포함하면 3회 연속 고시엔에 출장한다. 외국계 고교가 일본 고교야구 전국대회 본선 무대를 밟은 것은 교토국제고가 처음이다.
마이니치신문은 이날 교토판(版) 특별호외를 발행하며 교토국제고의 봄 고시엔 출장 소식을 알렸다.
이번 대회는 3월18∼30일 일본고교야구연맹, 마이니치(每日)신문 주최, 아사히(朝日)신문 후원으로 열린다.
교토국제고는 지난해 제93회 봄 고시엔에 처음 출전해 16강에 올랐으며 제103회 여름 고시엔에서는 4강, 준결승까지 올라 일본 고교야구 신흥 강호로 부상했다. 1999년 창단한 야구팀이 고교야구 전국 무대 본선에 올라 톱 4에 들어간 것은 놀라운 성과라는 평가가 일본에서 나오고 있다.
이 학교는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로 시작하는 한국어 교가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교토국제고의 선전이 계속되면서 NHK를 통해 한국어 교가가 지난해 봄 고시엔에서는 3번, 여름 고시엔서는 7번 울려 퍼졌다. 고교야구 전국대회에서는 경기초 두 팀의 교가를 제창한 뒤 종료 후 승리 팀의 교가를 다시 제창하는 전통이 있다.
일본 우익은 인터넷 등에서 한국어 교가 문제를 제기하는 악질적인 투고(投稿) 활동으로 혐한(嫌韓)을 선동하고 있지만 교토국제고는 굴하지 않고 고교야구 꿈의 무대에서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
교토국제중·고는 해방 후 일본에서 민족교육 운동이 전개됨에 따라 1947년 교토조선중학으로 개교해 1961년 교토한국중과 1965년 교토한국고가 한국 정부의 정식 인가를 받았다. 2003년 재정난 타개를 위해 일본 학교교육법 제1조가 정한 일본학교로 전환해 2004년 교명을 현재 이름으로 바꿨다.
교토국제학원 중·고는 도쿄한국학교(도쿄), 백두학원(오사카), 금강학원(오사카)과 함께 일본에 4개뿐인 한국계 학교의 하나다. 일본의 고도(古都) 교토 지역 재일동포 사회의 구심점이자 인재 배출의 요람, 한·일 우호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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