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독감, 코로나19 등 감염병이 크게 유행하면서 폐렴 환자도 늘어나 300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세계일보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입수한 ‘폐렴 진료 인원 현황’을 보면, 지난해 폐렴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298만414명에 달했다. 전년(186만8231명)보다 100만명 넘게 급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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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렴 환자는 2020년 코로나19 발생 직후 엄격한 감염 관리로 줄었으나, 이후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오면서 다시 늘어나고 있다. 실제 2020년 폐렴 환자 수는 133만2488명에 그쳤다.
특히 지난해엔 계절과 관계없이 발생했다. 폐렴을 비롯한 감염병은 대개 기온이 낮고 건조한 겨울철에 유행하는데, 이와 다른 양상을 보인 것이다. 지난해 7월 21만5051명, 8월엔 25만3901명 등 더운 여름철에도 폐렴 환자가 속출했다.
5월부터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이 크게 유행하면서 아이들을 중심으로 시작된 폐렴이 부모에게 전파된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겨울철 들어 독감 환자 수가 늘어난 것도 전체적인 폐렴 환자 수를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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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렴은 폐의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세균과 바이러스, 곰팡이가 원인이다. 세균성 폐렴이 대부분이지만, 독감 등 바이러스성 호흡기질환을 앓고 난 후 합병증으로 폐렴이 올 수도 있다.
폐렴은 제때 치료를 하지 않으면 산소를 공급받지 못하는 폐 부전, 그리고 병원균이 혈액까지 침투하는 패혈증 등으로 진행돼 심하면 사망 위험이 있는 만큼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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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진수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세계일보에 “폐렴의 초기 증상은 발열, 기침, 가래 등 일반 감기와 비슷하다”며 “폐렴구균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면 고열과 기침, 가슴통증, 호흡곤란을 유발한다. 숨이 가빠지면 호흡수도 많아져 분당 20회를 초과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폐렴구균의 의한 폐렴일 경우 가래의 색깔이 적갈색으로 진하게 바뀌는 경우도 있다. 폐렴에 의해 폐가 손상되게 되면 산소교환 기능이 떨어지고, 혈액 속에 산소 농도가 떨어진다. 입술이 푸른빛으로 변하는 ‘청색증’은 대표적인 폐렴 합병증의 증상이다. 이 정도가 되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폐렴 예방을 위해서는 손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 감염 관리와 함께 매년 독감과 코로나19 예방접종이 권고된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이나 기저질환자는 폐렴구균 예방접종도 함께 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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