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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갈 마음 없어요”…사직 전공의 57% ‘月800’ 받고 동네병원 취직

, 이슈팀

입력 : 2025-02-18 09:55:20 수정 : 2025-02-18 11: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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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 레지던트 57% ‘동네병원’ 근무
전문의 시험 응시자, 5분의1로 급감
4000명 의료기관 밖…“의료공백 우려”
서울 한 대형병원 전공의실 앞 복도. 연합뉴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을 사직한 김모 전공의는 이달 중 일반 병원에 재취업을 앞두고 있다. 적게는 300만원에서 많게는 800만원까지 받으며 일반 진료나 내시경 검사, 미용 시술 등 단순 업무를 하게 될 예정인데, 근무 시간도 전공의 수련 때보다 훨씬 짧다.

 

김씨는 “대학병원에 문제없이 다녔다면 올해로 레지던트 3년 차가 될 예정이었다”며 “정부가 의료개혁 대책을 발표한 후 그 여파에 대해 책임지려고 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서 지금과 같은 의료 환경에서 일하기 싫어 자발적으로 사직했는데 다시 복귀하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의정 갈등의 여파로 1년 전 병원을 떠난 전공의 10명 중 6명은 일반 의료기관으로 간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가 대형병원이 아닌 ‘동네의원’에서 이른바 ‘페이닥터’로 근무 중인 것이다.

 

4000명가량의 전공의들이 의료기관 바깥에 있는 상태로, 의료 현장의 인력난은 계속될 전망이다.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수련병원에서 사직했거나 임용을 포기한 레지던트 9222명 중 5176명(56.1%)이 의료기관에 재취업했다.

 

전공의들은 지난해 2월 6일 정부가 의대 입학 정원 2000명 증원을 발표한 이후 일제히 사직서를 제출하고 같은 달 20일부로 근무를 중단했다.

 

이어 지난해 7월부터 병원별로 사직 처리가 이뤄지면서 전공의들이 일반의로 재취업하는 게 가능해졌다.

 

일반의는 의대 졸업 후 의사 국가시험에 합격했지만 전공의 수련 과정을 밟지 않은 의사를 말한다. 일반의가 과목별로 인턴과 레지던트 등 전공의 과정을 거쳐 전문 과목에 대한 자격시험에 합격하면 전문의가 된다.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전공의들의 재취업 의료기관을 종별로 보면 5176명 중 58.4%인 3023명이 의원급 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 중 3분의 2가 서울(998명), 경기(827명), 인천(205명) 등 수도권 의원에 재취업했다.

 

상급종합병원에 재취업한 전공의는 1.7%인 88명에 그쳤고, 병원 815명(15.7%), 종합병원 763명(14.7%), 요양병원 383명(7.4%), 한방병원 58명(1.1%) 등이다.

 

사직 레지던트 9222명 중 4046명은 의료기관 밖에 있는 상태다.

 

전공의들이 전문의가 되기 위해 치르는 자격시험에 응시한 인원도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의학회에 따르면, 2025년도 제68차 전문의 자격 1차 시험에는 534명이 응시해 500명이 합격했다. 올해 1차 시험 응시자는 2024년 응시자인 2782명의 18% 수준에 불과했다.

 

앞서 지난달 발표된 의사 국가시험 합격자는 지난해의 8%에 불과한 269명에 그쳤다. 신규 의사를 제대로 양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현실화된 가운데, 전문의 배출도 크게 줄면서 의료현장에서 인력난이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정부와 의료계는 조만간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확정할 예정이다. 5월에 2026학년도 입시요강을 공표하려면 이달 내에 의대 정원을 확정해야 한다.

 

이번 정원 규모는 지난 1년간 이어져온 의정 갈등을 심화시키거나 봉합하는 중대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윤진 기자 sou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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