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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보수 외치고 비명계 끌어안고…‘부드러운 이재명’은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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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2-22 14:00:00 수정 : 2025-02-22 15: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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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온건화’ 전략은 성공할 수 있을까. 이 대표가 최근 “민주당은 중도보수” 발언과 비명(비이재명)계 정치인들과도 연쇄회동을 하는 등 유연화 행보를 가속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총선 과정에서 불거졌던 이른바 ‘비명횡사’ 때와는 다른 전략이다. 이 대표의 이러한 행보를 두고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이 3월 중으로 예고된 가운데 ‘조기대선’ 가능성을 의식한 행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진영 대 진영 간 대결구도로 치르는 대선 특성을 의식해 최대한 외연을 확장하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이 경우 당내 균열을 얼마나 봉합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국회사진기자단

◆김경수, 박용진, 김부겸…비명 다독이는 李

 

이 대표는 21일 박용진 전 의원을 만나 오찬을 함께하며 “당에서 박 전 의원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박 전 의원은 지난해 4월 22대 총선 과정에서 공천 탈락하며 ‘비명횡사’의 상징적 인사로 지명되는 인물이다. 이 대표는 최근 비명계 인사들과의 회동을 늘리고 있다. 13일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를 시작으로 이날 박 전 의원, 24일에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 27일에는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의 만남이 예정되어 있다.

 

비명계와의 접촉면을 늘리는 건 재작년 22대 총선 전 공천 과정에도 있었다. 총선 공천 과정에서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있었던 이른바 ‘명낙회동’이 그것이다. 두 사람은 2021년 22대 대선 경선과정에서 대립했다. 이 전 총리는 2023년 12월 30일 이 대표와의 만남 당시 “이 대표에게 변화 의지를 확인하고 싶었으나 안타깝게 확인할 수 없었다”고 했었다. ‘명낙회동’에도 이 전 총리는 민주당을 탈당하며 새로운 미래를 창당해 총선에 도전했지만 낙선했다.

악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박용진 전 의원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22대 총선 공천과정과 현재의 이 대표 움직임은 다른 모습을 띤다. 이는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의 차이점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총선은 지역구별로 후보와 후보가 대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정치 고관여 층을 제외하고는 당내 이슈가 관심을 받기 어렵다. 특히 소선거구제하에서는 거대 양당의 후보가 다수 유권자의 선택을 받기 때문에 제3지대 성공확률이 낮다. 

 

대선은 한 명의 후보에 모든 관심이 집중되고, 각 진영이 결집한 후 중도층을 두고 다투는 구도다. 20대 대선 때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0.73%포인트 차로 패배했는데 이를 두고 당내 경선 경쟁자였던 이 전 총리와의 화학적 결합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비명계와의 접촉면을 늘리려는 이 대표의 모습은 지난 대선을 복기하는 것에 따른 것으로 여겨진다. 비명계도 승리를 위해서 차기 대선 후보에 힘을 보탤 공산이 크다.

 

정치연구소 민의 김관옥 소장은 이 대표의 ‘유연화 전략’에 대해 “지지율이 정체되어 있어 확장되어야 하는 게 마땅한 상황”이라며 “당내이긴 하지만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대표가 통합의 동선을 그리고 있는 것은 긍정적으로 비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김 소장은 “야당의 흐트러진 지지층이 조금 모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이 대표의 통합 행보에 실질적인 효과도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며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1극체제’ 꾸려진 민주당 이후 변수는?

 

민주당 내 이 대표 리더십이 확고한 것도 그의 움직임이 넓어지는 이유로 작동한다. 명낙회동이 있었던 시기는 당내에서 비명계가 이 대표에 연일 견제구를 던지고 있던 때였다. 최고위원회에서는 문재인정부 시절 대변인을 지냈던 고민정 의원이 레드팀 역할을 했고 김종민·이원욱·조응천·윤영찬 의원 등이 ‘원칙과 상식’을 결성해 이 대표와 대척점에 서 있었다.

 

총선 이후 만들어진 ‘이재명 2기‘는 성격이 다르다. 22대 총선에서 비명계 다수는 22대 국회에 입성하지 못했다. 2024년 8·18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후보들은 대부분 ‘이재명 수호’를 외쳤고, 이 대표는 80%가 넘는 지지율로 재차 대표자리가 됐다. 현 당내 역학구도에서 이 대표의 리더십에 생채기를 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실제로 이 대표를 향한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면 다수의 친명 의원들이 대처에 나선다. 뚜렷한 비명계 구심점이 없는 것도 문제다. 

 

이 대표의 향후 행보에서 가장 큰 변수는 무엇보다 공직선거법 재판이다. 1심에서 이 대표는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2심 결심공판은 26일이다. 통상 결심공판 한 달 뒤 선고가 진행되는 것을 고려하면 이르면 오는 3월 말 2심 선고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현실화되면 비명계의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 이 점에서 주요하게 바라봐야 할 선거는 오는 4월 2일 있을 담양군수 재보선이다. 이 대표가 ‘중도보수’ 이슈를 언급하고 있는 과정에서 호남 민심을 알아볼 수 있는 선거로 민주당 주류와 비주류, 조국혁신당 등 범야권의 이후 움직임을 예상해 볼 수 있다.


최우석 기자 d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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