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수괴(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마지막 변론기일을 사흘 앞둔 주말인 22일 탄핵 찬반 양측이 대규모 집회를 벌여 세 대결을 펼쳤다. 탄핵 반대파들은 “윤 대통령을 석방하라”고 외쳤고, 탄핵 찬성파들은 “파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광훈 목사가 주축인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대국본)는 이날 오후 1시 종로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계엄 합법·탄핵 반대 광화문 국민대회’를 개최했다. 전 목사는 “우리가 마무리 지어야 할 때가 왔다. 한주밖에 안 남았다. 3·1절에 3000만명이 광화문으로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100% 살아 돌아올 것”이라고 소리쳤다.
이날 집회엔 경찰 비공식 추산 3만명이 모였다. 탄핵 반대 지지자들은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대통령 즉각 복귀’,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문형배 사퇴하라’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이들은 “부정선거를 검증하라”, “척결하라 반국가세력” 등의 구호를 외쳤다.

주모(79)씨는 “지금 (윤 대통령이) 탄핵당하면 아주 큰일 난다. 나라가 진짜 망해버릴 것”이라면서 “그 전에 우리가 무슨 일을 일으켜서라도 탄핵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모(19)군은 “나라가 엉망이라 나라도 나와서 목소리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제일 큰 문제는 지금 부정선거 의혹이 잠잠해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정오 무렵엔 개신교계 단체 세이브코리아도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역 2번 출구 인근에서 ‘국가 비상 기도회’를 열고 탄핵 기각을 촉구했다. 탄핵에 반대해온 ‘부정선거방지대’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자택으로 추정되는 아파트 앞에서 집회를 이어갔다.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도 도심 곳곳에서 열렸다.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오후 5시 경복궁역 4번 출구 인근에서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윤순철 비상행동 공동위원장은 “헌법재판소는 윤석열을 파면해 내란의 책임을 확실하게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이종훈 변호사는 “대통령 내란 행위로 시작된 겨울이 막바지다. 민주주의 겨울이 끝나고 민주주의의 봄이 다가오고 있다”며 “하지만 봄은 거저 오지 않는다. 윤 대통령 파면에 그치지 않고 추종자들의 반헌법적 행위도 끝까지 밝혀야 한다”고 꼬집었다.

탄핵 찬성 집회는 경찰 비공식 추산 1만1000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윤석열 즉각 파면’, ‘내란 종식’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서울 관악구에서 온 박영종(60)씨는 “전 국민이 비상계엄을 실시간으로 봤다. 집 근처에서 헬기가 굉음을 내며 지나가는 것도 봤다. 전쟁이 일어난 줄 알았다”며 “경고용은 말도 안 된다. 국민들 마음을 긴장하게 하여 놓고 무슨 경고냐”고 말했다. 앞서 시민단체 ‘촛불행동’은 오후 2시 안국역 1번 출구 인근에서 ‘128차 전국 집중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이어 열린 더불어민주당의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에는 오후 4시 기준 경찰 비공식 추산 9000명이 모였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