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 지역 정한 뒤 특정산업 투자
인재·AI 육성 등 4가지 지원 제시
네거티브 규제 적용 필요성 역설

최태원(사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저출생·수도권 집중에 따른 ‘서울민국’을 막을 대안으로 ‘메가 샌드박스’를 제안했다. 소수 지역을 정한 뒤 특정 산업에 집중 투자해 서울은 물론 선진국에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사업 여건을 만들자는 것이다.
13일 대한상의에 따르면 최 회장은 최근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의 사회로 손보미 스타씨드 대표, 이제형 스트라티오코리아 대표와 가진 좌담회에서 이 같은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최 회장은 일자리 창출은 결국 기업에 달려 있다며 “(미국에서) 오픈 AI는 10년밖에 되지 않았는데 지금 챗GPT 사용자가 1억명이 넘는 반면 국내에서는 일자리를 만들고 성장하는 기업이 안 나오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그 이유로 대기업부터 자영업자까지 층층이 수직구조가 굳어진 채 현상유지하는 데 치우친 정책,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려는 금융, 자녀의 안정적 생활만 바라는 교육시스템을 들었다.
최 회장은 “저출생, 지역 소멸, 교육 등의 문제는 서로 실타래처럼 얽혀 있어 이를 동시에 풀지 않으면 해법이 되지 않는다”며 “지역을 수도권보다 더 나은 미래 성장 거점으로 전환시켜 글로벌 스탠더드, 즉 선진국과 비교해도 절대 뒤지지 않는 사업 여건을 만들어내자”고 말했다.
그는 동시다발로 난립한 정부 지정 특구로는 ‘메가 샌드박스’가 힘들다며 1, 2개 지역을 정해 특정 산업에 집중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를 실현할 방안으로 △인재 육성·유치 △인공지능(AI) 산업 기반 조성 △파격적인 규제 완화 △인센티브 지원 4가지를 제시했다.
최 회장은 인재의 경우 “지역의 대학을 선택하면 졸업 후 원하는 일자리까지 보장해 줄 수 있어야 한다”며 “이렇게 되면 기업은 주거·교육·의료·문화 등을 (지역에) 가져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프라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에 AI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진 곳이 한 곳이라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 되는 것들을 제외한 모든 규제를 푸는 ‘네거티브 규제’ 필요성도 역설했다. 최 회장은 “‘이런 걸 해도 되나요’라고 했을 때 ‘네, 뭐든지 하세요’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열린 마음과 열린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메가 샌드박스를 만든 후 주변 지역 인구만 이전하면 결국 제로섬 게임이라 봤다. 최 회장은 “대한민국 레벨이 아니라 글로벌 수요를 끌고 올 수 있을 정도로 (메가 샌드박스를) 만든다는 목표를 가져가면 성공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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