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충청 사위” 김경수 “정치 중심”
김동연, 주황색 한화 야구점퍼 입어
투표율 7%P 올라 “정권 교체 열망”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충청권 경선 투표가 진행된 19일 충북 청주 서원구 청주체육관의 열기는 뜨거웠다. 5000석에 달하는 관중석을 가득 메운 당원들은 형형색색의 응원봉을 손에 들고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 이름을 연호했다.
당원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으며 단상에 오른 후보들은 각각 12분간 열정적인 연설을 선보였다.
세 후보 모두 충청과의 연결고리와 충청권 공약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으며, 서로를 비방하는 네거티브 공세는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대 대선 경선 과정에서 네거티브 공방이 문제가 됐던 전례를 의식해, 이번에는 민주당이라는 ‘원팀’ 기조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경선후보는 자신을 ‘충청 사위’라고 소개하며 연설을 시작했다. 이 후보는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 모두 충청의 선택으로 탄생했다”며 “충청의 선택으로 이번에 반드시 네 번째 민주정부가 탄생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캐스팅보트’로 꼽히는 충청의 역할을 강조하며 투표를 호소한 것이다.
충청과의 인연을 가장 부각한 이는 김동연 후보다. 김 후보는 이날 행사장에 대전과 세종, 충청을 연고로 하는 프로야구팀 한화이글스의 주황색 점퍼를 입고 등장했다. 입장곡도 한화이글스 응원곡 ‘나는 행복합니다’를 선택했다. 김 후보는 아버지와 자신의 고향이 충북 음성군이고, 어머니는 충북 진천군, 아내는 충남 논산 사람이라면서 “민주당 DNA를 가진 충청의 아들 김동연이 충청의 발전을 행동으로 실천해 보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경수 경선후보는 ‘충청의 친구’라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그는 “실제로 국회에도 충청 친구들이 많다”며 “여러분의 친구가 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세종에서 출마선언을 했다고 짚으며 충청도를 “지리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중심이자 중앙”이라고 강조했다.

세 후보 모두 다른 후보를 비방하는 네거티브 공세 대신 ‘원팀’이 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대통령 후보 경선은 민주당이 더 큰 민주당으로 뭉치는 여정이자 본선 승리를 위한 필수과정”이라며 “치열하게 토론하되 원팀 정신을 잃지 않겠다”고 했다.
김동연 후보는 이 후보에 대해 “당대표직을 수행하며 내란 종식을 선두에서 이끌었다”고, 김경수 후보에 대해서는 “단식까지 결행하며 민주주의 회복에 온 힘을 쏟았다”고 각각 언급하며 박수를 유도했다. 김경수 후보도 “모두가 이기는 경선으로 압도적인 정권교체를 만들겠다”고 했다.

충청권 경선에서 이 대표는 88.15%의 득표율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김동연 후보는 ‘충청 사람’을 입증하듯 충청권 경선에서 2위(7.54%)에 올랐다. 3위는 4.31% 득표율을 기록한 김경수 후보에게 돌아갔다.
민주당은 충청권 경선의 높은 투표율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경선 투표율은 57.87%(선거인단 11만1863명 중 6만4730명)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대선 당시 충청권 투표율(50.20%)보다 7%포인트 가까이 상승한 수치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당원들이 투표로 정권교체와 정권창출에 대한 열망이 크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며 “이런 흐름은 영남, 호남, 수도권 참여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충청권에서 막을 올린 민주당 순회경선은 총 네 차례 진행된다. 19일 충청권과 20일 영남권에 이어 오는 26일 호남권, 27일 수도권·강원·제주 순이다. 마지막 날인 27일에는 권리당원 투표 50%에 국민 여론조사 50%를 합산한 최종 후보가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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