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수요 폭증에 예비전력 확보
李 ‘신속 재난 대응팀’ 구성 지시
10일 서울 낮 기온(오후 4시 기준)이 36.1도까지 치솟는 등 연일 폭염이 맹위를 떨치고 있다. 주말까지 현 수준의 더위가 이어질 예정인 가운데 다음 주부턴 바람 방향이 바뀌면서 수도권 최고기온 기준으로 많게는 5도까지 떨어지는 등 백두대간 서쪽 지역 기온이 다소 내려갈 예정이다. 다만 다량의 수증기 유입에 체감온도는 그만큼 내려가지 않아 폭염특보 수준의 더위는 이어질 것이라고 기상청은 전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토요일인 12일까지 우리나라 상공에 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이 이중으로 덮는 상황이 유지되다가 일요일인 13일 전후로 이들 고기압이 각각 동쪽과 서쪽으로 와해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이들 고기압이 한반도를 덮은 가운데 기압계 영향으로 동풍이 불어 백두대간을 넘으면서 데워진 공기가 서쪽에 유입돼 역대급 더위가 이어졌다.
기압계 변화로 다음 주부터 반대로 서풍이 불기 시작하면서 수도권 등 서쪽 지역 낮 기온이 다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기준으로 주말까지 예상 최고기온이 35∼36도를 찍은 이후 다음 주 중반에는 31도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서풍을 타고 수증기가 대거 유입되는 탓에 체감온도가 높게 유지돼 폭염특보는 계속될 예정이다. 폭염주의보는 ‘일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인 상태’, 폭염경보는 ‘일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폭염특보 장기화가 온열질환자 증가세를 부추기고 있다. 일일 환자 수 기준으로 역대 최고 기록도 나왔다.
이날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8일 하루에만 온열질환자가 254명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 운영 시작 이래 역대 최고 기록이다. 이전까지는 ‘최악의 더위’로 기록되는 2018년 8월2일 250명이 가장 많았다. 전날 공개된 8일 온열질환자 수는 238명이었으나 환자 16명이 추가로 신고되면서 집계가 수정됐다. 여기에 9일 환자 수(111명)까지 추가되면서 올해 누적 수치는 1357명(사망 9명)이 됐다.

7월 초입부터 기승을 부리는 폭염에 정부도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폭염 피해에 대응해 현장 중심의 신속재난대응팀을 구성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117년 만의 가장 심한 무더위라는 얘기도 있던데, 기후변화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이에 대한 대응도 부족함이 없어야 되겠다”고 말했다.
지난 8일 전력수요가 역대 2위를 기록한 올해, 정부는 100GW를 넘는 전력수요에도 전기가 모자라지 않도록 공급량을 확보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 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여름철 전력수급 전망 및 대책’을 발표했다. 산업부는 올해 최대전력수요 상한치가 8월 둘째주 평일 오후 5∼8시쯤 97.8GW일 것으로 전망했다. 역대 최대전력수요는 지난해 8월20일 97.1GW이다. 산업부는 여름철 전력공급량을 현재 106.6GW 확보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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