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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나면 '뚝 뚝'… 자산디플레 공포

입력 : 2008-10-26 18:50:47 수정 : 2008-10-26 18:5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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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반토막·집값 하락… 소비·투자 위축으로 확산
우리 경제에 자산 디플레 공포가 밀려오고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로 자고나면 주가는 빠지고 부동산시장도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이 때문에 주식과 펀드, 아파트 가릴 것 없이 동반 하락세를 빚으면서 가계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다. 금융가에서는 가계와 금융부문이 동반 부실양상을 보이면서 우리 경제가 자산 디플레발 장기 불황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한국판 서브프라임 사태 오나=가계 부실 징후가 심상치 않다. 미국발 금융위기의 쓰나미가 국내시장에도 밀려오면서 가계가 돈을 집어넣는 자산마다 가격이 급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다급한 곳은 주식시장이다. 코스피지수는 1000선 아래로 떨어지면서 작년 말 이후 불과 10개월 만에 반토막이 났다. 이 때문에 주식 직접투자자뿐 아니라 내집 마련이나 교육비, 노후 대비를 위해 가입했던 펀드는 풍비박산이 나고 말았다. 펀드 평가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이달 10일 기준으로 29개 내집마련장기주택 주식형 펀드의 지난 1년간 평균 수익률은 -33.76%를 기록했다.

때맞춰 서민들이 은행에서 돈을 빌려 사들였던 아파트 값도 예사롭지 않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지역의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체 평균을 기준으로 지난 6월 말부터 떨어지기 시작했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아파트 가격의 하락세는 8월 중순부터 노원·도봉·성북구 등 강북 지역으로 확산됐고 이달 중순부터는 25개 자치구가 모두 하락 대열에 합류했다. 10월 셋째 주 서울의 아파트 값은 0.2% 떨어져 2003년 11월(-0.24%) 이후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와중에 시중 금리까지 올라 가계는 이자 부담까지 가중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의 평균 금리는 작년 8월 연 6.38%에서 올해 8월 7.16%로 올랐다.

◆금융부실을 지나 불황 속으로=문제는 가계발 부실사태가 심화될 경우 금융부실뿐 아니라 경기쇼크로 비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올해 3분기 민간 소비는 작년 동기보다 0.1% 증가에 그쳤고 설비투자도 2.3% 상승에 머물렀다. 9월 백화점 매출액은 작년 같은 달보다 0.3% 줄어 올 들어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자산디플레 충격이 서서히 실물경제 전반으로 급속히 번져나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향후 경제전망은 더욱 우울하다. 국내외 예측기관들은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3%대로 내다보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의 오문석 상무는 “세계 경제와 우리나라 경제가 내년 하반기에 저점을 보일 것”이라며 “설사 경기가 저점을 지나더라도 쉽게 반등하기는 어렵고 회복 국면은 상당히 완만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쪽도 사정이 좋지 않다.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로 글로벌 경기가 급속히 얼어붙고 있는 상황에서 수출은 갈수록 부진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우리 경제가 총체적 난국에 빠져들고 있는 셈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정부와 한국은행이 더 늦기 전에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신용경색을 풀고 재정 지출 확대 등 경기부양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주춘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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