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 3사의 연말 연기대상 후보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KBS는 최근 보도자료를 내고 최우수 남자연기상 후보로 권상우(못된 사랑)·김석훈(행복한 여자)·차태현(꽃 찾으러 왔단다)·최수종(대조영)이, 여자 부문 후보로 강혜정(꽃 찾으러 왔단다)·김현주(인순이는 예쁘다)·박예진(대조영)·이요원(못된 사랑)·채림(달자의 봄)이 각각 선정됐음을 밝혔다. 영예의 대상은 이들 중 1명이 차지한다.
올 한해 히트작이 많아 행복한 고민에 빠진 MBC도 대상 후보를 공개했다. 최우수 남자연기상 후보엔 김명민(하얀거탑)·배용준(태왕사신기)·이서진(이산)·최민수(태왕사신기)가, 여자 부문 후보엔 고현정(히트)·공효진(고맙습니다)·윤은혜(커피프린스 1호점)·최진실(나쁜여자 착한여자)이 뽑혔다. KBS와 마찬가지로 대상은 이들 8명 가운데 1명에게 돌아간다.
아직 정식으로 발표하진 않았지만 SBS 연기대상 후보자도 점차 좁혀지고 있다. ‘쩐의전쟁’의 박신양이 선두라는 점에 이의가 없는 가운데 ‘왕과나’의 전광렬, ‘내 남자의 여자’의 김희애가 맹추격하는 모양새다. 박신양은 얼마 전 3개 방송사의 주요 CP(책임 프로듀서)들이 꼽은 ‘3사 통합 연기대상’ 1순위로 거명되기도 했다.
시상식이 하루하루 다가오면서 앞선 수상자들의 면면에도 시청자·네티즌의 관심이 쏠린다. 최근 15년간 KBS·MBC·SBS에서 연기대상을 받은 배우와 출연작을 살펴보면 아래 표와 같다.
◆ 연기대상 2연패 위업, 채시라
먼저 눈에 띄는 연기자는 채시라다. 그는 1994년 ‘서울의 달’, 95년 ‘아들의 여자’로 MBC 연기대상을 2번 연거푸 수상하는 위업을 쌓았다. 1980년대 연기대상이란 행사가 정례화된 이래 ‘2연패’를 기록한 이는 채시라가 유일하다.
◆ 두 방송사 동시 석권, 고두심
자타가 공인하는 연기파 배우 고두심은 2004년 ‘꽃보다 아름다워’로 KBS 연기대상을, ‘한강수타령’으로 MBC ‘연기대상’을 각각 거머쥐는 진기록을 수립했다. 한 연기자가 같은 해에 2개 방송사의 연기대상을 동시에 탄 경우는 고두심밖에 없다.
◆ ‘기쁨도 나누면 두배’, 공동수상
방송사 연기대상에서 공동수상이 처음 이뤄진 것은 2001년 SBS에서다. 당시 최고의 인기 드라마 ‘여인천하’에서 각각 문정왕후, 정난정 역으로 열연을 펼친 전인화와 강수연이 사이좋게 상을 나눠가진 것.
2004년엔 SBS ‘파리의 연인’에서 연인으로 호흡을 맞춘 박신양·김정은이 또다시 연기대상을 함께 받았다. KBS와 MBC에는 아직까지 공동수상의 전례가 없다.
◆ 주연을 제친 조연, 김영철·유동근
2000년 KBS 연기대상은 ‘태조 왕건’의 김영철에게 돌아갔다. 제목에서 보듯 드라마 주인공은 왕건 역의 최수종. 김영철은 한때 왕건의 상관이었으나 훗날 정적이 되는 궁예로 출연, 대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최수종은 대상을 위해 1년을 더 기다려야 했다.
2002년 KBS 연기대상은 ‘명성황후’의 유동근에게 돌아갔다. 제목에서 보듯 드라마 주인공은 명성황후 역의 이미연(나중에 최명길로 교체). 유동근은 명성황후의 시아버지이자 정적인 흥선대원군으로 출연, 대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 어린 대상 수상자, 김희선·안재모
1992년 이후 연기대상 수상자 중 가장 젊은 나이에 영예를 안은 이는 김희선이다. 1977년생인 그는 21살이던 1998년 ‘미스터Q’로 SBS 연기대상을 거머쥐었다. 1979년생인 안재모 역시 23살 때인 2002년 ‘야인시대’로 SBS 연기대상을 받았다. 하희라도 비교적 젊은 나이에 연기대상을 수상했다. 1993년 ‘먼동’으로 KBS 연기대상을 탔을 때 그의 나이는 24세.
채시라는 1994년 MBC ‘서울의 달’로 첫 연기대상을 받았을 당시 26살이었다. 김혜수 또한 26살 때인 1996년 ‘짝’으로 MBC 연기대상을 수상했다. 지금은 은퇴한 심은하가 1999년 ‘청춘의 덫’으로 SBS 연기대상을 탔을 때 그의 나이는 27살이었다.
세계일보 인터넷뉴스팀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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