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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버시바우 미 대사의 부적절한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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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06-04 21:23:29 수정 : 2008-06-04 21: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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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 대사가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을 만나 “한국인이 미국 소고기에 대한 과학을 더 배우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 한미 간의 소고기 마찰을 감안하더라도 주재국 외교관으로선 감정적이고 도발적 언사로 비쳐진다. 그 본의가 어디에 있든 간에 재협상을 요구하는 한국인을 ‘비과학적이고 우매한 국민’으로 힐난하고 깔보는 발언으로 들린다. 외교관으로선 부적절한 언행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정부가 정치 사회적 상황으로 인해 한미 간의 합의를 지키지 않고 미국산 소고기 수입 고시를 연기한 것은 유감스러운 처사일 것이다. 그가 우리 정부의 만류를 뿌리치고 “실망했다”는 등의 비외교적 표현까지 쓰며 견해를 밝힌 것은 본국 정부를 대리한 대사로서의 고충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럼에도 “공부를 더 해야 한다”고 운운하는 것은 한국민에게 상처를 주는 발언으로 받아들이기 곤란하다. 주재국 국민을 자극해서 득 될 것은 하나도 없다는 것은 대사 자신이 잘 알 것이다.

버시바우 대사는 소고기 문제와 관련해 손학규 민주당 대표에게 느닷없이 전화를 걸어 마찰을 일으킨 게 불과 열흘 전쯤이다. 손 대표와 이 사건은 풀리지 않은 채 유야무야됐다. 그런데 또다시 이런 발언이 터진 것은 안타깝다.

버시바우 대사는 현재 미국산 소고기와 관련한 한국 내 흥분된 분위기와 다수 국민의 격앙된 감정을 누구보다도 잘 알 것이다. 결코 한미 간에 합의된 수입위생조건을 그대로 집행할 수 없음을 현장에서 지켜보고 있지 않는가. 우리 정부가 국제사회의 신뢰도 추락까지 감수하며 추가 협상을 운위하는 불가항력적 상황을 본국에 전달하는 것이 원칙이다. 백악관이나 무역대표부 등 미 행정부 일각에서도 한국 정부의 곤경을 이해하는 발언이 나오는 상황이 아닌가. 미국이 소고기 문제에 대한 한국민의 집단적 의사표시를 무시해서 해결될 성질의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태 해결을 위해 한국 내 상황을 본국에 정확히 알리는 것이 대사의 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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