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당이 집권할 경우 한미 양국 간에는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북핵 문제, 한미동맹 등 주요 현안에서 현 부시 행정부와는 근본적인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마땅히 오바마의 당선에 대비한 우리의 기민한 정책 마련이 요청된다. 실제 오바마 의원은 지난달 23일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보낸 공개 서한에서 한미 FTA를 ‘아주 결함있는 것(badly flawed)’이라고 비판적 의견을 내세우며 비준 동의안을 의회에 내지 말라고 요구한 바 있다. 또 지난 1일 사우스다코타주 유세에서는 “한국은 수십만대의 자동차를 미국에 수출하는 반면, 미국이 한국에 파는 자동차는 고작 5000대도 안 된다”며 한미 자동차 교역이 불공정하다고 주장하는 등 구체적 사례를 들어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지 않은가.
이런 와중에 우리는 소고기 협상과 관련해 30개월 이상 소고기를 수출하지 말아 달라고 미국 측에 ‘구걸’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은 이에 대응해 자동차 분야 등의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 한미 FTA의 양국 비준 전망을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아쉬운 것은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미국 방문 기간 중 오바마와 매케인 등을 만나지 않아 차기 미 행정부와의 관계 설정을 치밀하게 준비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미국 정권교체 등 환경 변화에 대비한 예방적 정책 대안 마련에 힘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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