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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잃어버린 100일’ 채찍질한 6·4 재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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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06-05 21:05:08 수정 : 2008-06-05 21: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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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의 바다에 격랑이 일었다. 유권자들이 6·4 재보선에서 집권여당에 참패를 안긴 것이다. 지역 일꾼을 뽑는 지방선거라고는 하나 투표 용지에 담긴 민심은 무겁기 한량없다. 정부여당은 ‘잃어버린 100일’에 대한 채찍질로 받아들여 진정 국민을 섬기는 국정 운영에 나서야 한다. 그러려면 무능력하고 부적절한 각료, 참모를 솎아내는 것이 급선무다. 국민에게 한 수 가르쳐 주겠다는 식의 오만한 제왕적 국정 운영방식도 수술해야 한다. 계속 우물쭈물하다 실기하면 이명박호는 난파한다. 그리되면 집권세력만 괴롭겠는가. 나라도 국민도 힘들어진다. 한시바삐 국정을 쇄신하고 향후 5년 로드맵도 확립해야 한다.

재보선에 걸렸던 기초단체장 자리는 9석이다. 영남권에 4석이 몰렸고, 대선·총선에서 여당을 지지한 서울·수도권에서도 3석이 나왔다. 한나라당이 밀리기 쉽지 않은 구도였다. 그런데도 여당은 경북 청도군수 1명만을 배출했다. 광역의원 7명(전체 당선자 29명), 기초의원 1명(14명)을 낸 성적도 초라하다. 민주당(단체장 3명, 광역의원 14명, 기초의원 6명)에 멀찌감치 뒤처진 것이다. 소고기 파동으로 집약되는 100일의 실정에 민심이 얼마나 들끓는지 한눈에 보여주는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이명박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 원점에서 새 틀을 짜야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사람 자르기’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알쏭달쏭한 이유를 내세워 ‘고소영·강부자’ 사람들을 껴안고 있는 게 사리에 맞는가. 한나라당 내부에서조차 “백지에서 새로 쓰는 자세로 해야 된다”는 소리가 터져 나오지 않는가. 인적 쇄신을 포함한 특단의 대책을 먼저 내놓지 않고서는 소고기 정국을 풀 방법이 없다. 촛불 군중이 인정하지 않는 ‘재협상’을 아무리 외쳐봐야 헛일이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어제 “새 출발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학원 최고위원은 “국정쇄신, 인적쇄신이 늦어지는 감이 있는데 조속한 시일 내에 결단을 내려 새로운 각오로 초심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저런 각오도 필요하겠지만 국민이 원하는 것은 행동이고 실천이다. 청와대를 압박해서라도 국정 정상화의 초석을 깔아야 한다.

민주당은 힘이 솟을 것이다. 그러나 여당과 함께 채찍질을 당하고도 이를 눈치 채지 못하고 웃기만 할 일이 아니다. 재보선에서 가장 많은 기초단체장을 배출한 집단은 여야 정당이 아니라 무소속(5명)이다. 투표율도 저조했다. 여기에 반영된 정치 염증을 외면한다면 야당의 앞날도 결코 밝지 않다. 18대 국회를 속히 열어 정치를 바로세우는 게 급하다. 국민 앞에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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