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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야당이 등원 안 하고 성공한 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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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06-06 22:48:19 수정 : 2008-06-06 22:4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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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국회가 제때 개원식을 갖지 못했다. 그제 개원 시한을 넘겨 국회법 명문규정을 어겼으니 일찌감치 ‘불법집단’의 탈을 쓴 것이다. 여당의 협상력도 불만스럽지만 소고기 파동을 빌미로 등원을 거부한 야 3당의 책임이 무겁다. 국회가 스스로 법을 짓밟으면서 어찌 입법부 간판을 내걸 수 있겠는가. 이런저런 핑계가 있다지만 4월 빗줄기를 무릅쓰고 총선 투표장에 나섰던 유권자들은 그저 분노할 뿐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국회의원은 국회에 들어가야 한다”며 “원내에서 싸우라고 국민이 뽑아준 것”이라고 했다. 당연한 지적이지 않은가. 입법부가 본분을 지켜야 행정부를 비판하고 견제할 자격을 누릴 수 있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4일 민주당 원내대표단에 “1963년부터 내가 국회의원을 했지만 야당 하면서 등원 안 하고 성공한 적이 없다”고 했다. 기나긴 정치 역정을 통해 체득한 바른 정치의 요체를 아낌없이 나눠준 것이다. 소고기 문제와 관련해서는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장관, 총리 불러다가 답변도 듣고 따져야 한다”고 훈수했다. “이번 촛불집회에서 경찰이 여대생을 폭행하는 것을 봤는데 경찰청장을 국회에 불러놓고 따져야 되는 것 아니냐”고도 했다. 집 나간 아이처럼 길거리에서 방황하는 야 3당이 경청해야 할 귀중한 조언이 아닐 수 없다.

민주당 최고위원들은 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촛불집회 전면 참여를 권고적 당론으로 채택했다. 소속 의원들을 길거리로 내몬 것이다.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오락가락하는 촛불 군중에 기대어 당의 활력을 키우겠다는 망상에 가진 판돈을 다 건 넋 나간 행태가 아닐 수 없다. 한심한 일이다. 이런 정당, 이런 의원들이 과연 수권정당의 기치를 높이 세울 수 있겠는가. 만약 그리된다면 나라가, 국민이 더 불행해지지 않겠는가.

하루빨리 국회로 돌아오라. 더 늦기 전에 개원식을 갖고 원 구성도 서둘러야 한다. 그러기 싫다면 금배지를 반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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