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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전·의경은 당신의 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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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06-11 21:29:18 수정 : 2008-06-11 21:2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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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시위가 이어지면서 전·의경에 대한 인격 모독이 도를 넘고 있어 걱정스럽다.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너희는 사람도 아니다” “거지 놈들아”라고 조롱하거나 심지어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하는 시위자들도 있다고 한다. 전·의경에 대한 ‘인격 살인’은 결코 허투루 볼 일이 아니다. 그들의 인권과 신분, 임무를 봐도 그렇고 우리 사회의 법질서 확립 차원에서도 그렇다.

전·의경은 신성한 국방의무를 이행 중인 우리 모두의 아들이요 수많은 가정의 일원이다. 군에서 차출된 전경과 경찰근무를 택한 의경이라는 차이가 있을 뿐 국방의무를 다하는 젊은이라는 점에선 일반 장병과 동일하다. 우리가 군 장병을 홀대하지 않듯이 전·의경도 똑같은 대우를 받아야 마땅하다. 시위대의 문제점은 덮어둔 채 과잉진압이 있었다며 사실 확인도 없이 그들의 신상정보가 ‘폭력 전·의경 리스트’에 담겨 인터넷에 유포되고 마녀사냥식 사이버 테러의 표적이 되는 건 온당치 않은 일이다. 현장에서의 막말 또한 마찬가지다.

전·의경이 현장에 배치된 것은 질서유지를 위해서다. 시위대는 이들이 집회를 가로막고 통제하려고 동원됐다는 인식에 빠지기 쉽겠지만 만약의 불상사와 무질서를 막기 위해 출동한 것 아닌가. 일반 시민은 물론 집회 참가자들의 안전 보호까지도 그들의 임무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라는 정부 명령에 따라 제대로 잠도 자지 못한 채 현장에서 땀흘리는 최일선 공권력인 것이다. 그런 임무를 수행하는 전·의경에게 욕설과 조롱을 하는 것은 국가와 법질서를 희롱하는 것과 진배없다.

시위대가 질서를 지키고 폭력을 쓰지 않으면 과잉진압도 없고 전·의경 인격 훼손 또한 없을 터이다. 국방의무를 비켜 간 이들도 없지 않은 세상에 전·의경은 국가를 위해 책무를 다하는 우리의 젊은이들이 아닌가. 광화문 집회 현장에서 진압복 차림의 아들을 껴안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동영상 속 어머니의 마음을 우리 모두 헤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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