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2억弗 시장… 소송 질 땐 저렴한 복제약 양산 화이자의 초대형 히트 약품인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사진)의 주성분에 대한 특허권이 2012년 종료될 예정이다. 화이자는 그러나 같은 성분에 대해 두 번째로 낸 특허를 인정받는 방식으로 비아그라의 특허권을 2019년까지 연장하려는 법정 싸움을 시작했다. 만약 화이자가 패배하면 내년에 비아그라 주성분을 이용한 복제약이 시판될 수 있다.
비아그라는 1998년부터 시중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그 당시 발기부전 치료제가 없어 전 세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 이후 시알리스 등 경쟁 제품이 속속 등장했다.
비아그라의 주성분인 실데나필은 당초 고혈압 등 심장 관련 질병 치료제로 개발됐다. 화이자는 실데나필에 대해 1990년대에 2012년까지 유효한 특허를 내고, 허파 동맥의 고혈압 치료, 발기부전 치료 등의 용도로 활용해왔다. 이어 2002년에 이 성분의 ‘발기부전 치료 효과’에 대해 정식으로 다시 특허를 받았으며, 이 특허권은 2019년 10월에 종료된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계 제약회사인 테바는 1990년대에 이미 이 성분이 발기부전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으므로 두 번째 특허는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테바는 화이자의 특허 사용 기간이 끝나는 내년부터 비아그라와 주성분이 같은 복제약을 생산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화이자는 테바가 특허권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소송을 제기했다. 화이자로서는 콜레스테롤 감소제인 리피토의 주성분에 대한 특허권이 올해 종료돼 비아그라의 특허권을 지키기 위해 주력해야 할 상황이다.
화이자가 제기한 이번 법정 싸움에 수억 달러가 걸려 있다. 비아그라의 판매량은 미국에서 연간 1억 달러, 전세계적으로는 2억 달러에 달한다.
비아그라는 미국에서 한 정에 15∼20달러에 팔리고 있다. 화이자가 특허권을 지키지 못하면 복제약이 등장해 소비자는 이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발기부전 치료약을 구입할 수 있게 된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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