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고등학교를 졸업한 안성기는 동성고 전신인 동성상업학교를 1941년에 졸업한 김 추기경과 선후배 사이이며, 독실한 천주교 신자이기도 하다.
안성기는 이런 인연으로 김 추기경을 여러 차례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마다 김 추기경은 주위에 있던 사람들을 즐겁게 만드는 유머감각을 자랑했다면서 일화를 소개했다.
"추기경님이 일전에는 저를 보고 '나도 어디에 가나 나름대로 인기가 있는데 자네는 어떻게 나보다 더 인기가 더 많은가'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 그렇게 농담을 잘하시고 유머가 있으셨습니다."
또 안성기는 가장 가까이에서 신도들과 국민을 이끌던 큰 어른을 잃은 데 대한 슬픔을 표시했다.
"김 추기경님은 특히 친근감 있고 포근한 분이셨습니다. 우리에게 늘 보이지 않게 큰 힘이 되는 분이었죠. 젊은이들에게는 인자한 할아버지 같은 분이었고, 우리 또래에게는 아버지 같은, 어르신들에게는 형 같은 분이셨습니다."
이날 오후 빈소가 마련된 명동성당을 찾아 조문할 예정이라는 안성기는 "늘 정의의 편에 섰기에 모두에게서 한결같이 존경을 받는 분이셨다"며 고인의 뜻을 기렸다.
"현대사를 지나면서 늘 중심이 되신 분이었습니다.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을 늘 제대로 내린 유일한 분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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