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멱살잡고… 실신하고… 또 난장판…아수라장된 국회

관련이슈 '미디어법' 강행처리 논란

입력 : 2009-07-23 09:52:55 수정 : 2009-07-23 09:5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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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싸움 끝 개회 45분만에 "탕탕탕"
‘민의의 전당’ 국회는 22일 다시 욕설과 몸싸움으로 더럽혀졌다. 미디어법 처리를 강행하려는 여당과 이를 막으려는 야당의 충돌로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은 ‘전쟁터’로 돌변했다. 이날 오후 법안이 표결처리되기까지 한나라, 민주 양당 의원 및 보좌진 수백명이 뒤엉켜 충돌하면서 고성과 비명이 의사당을 울렸고 부상자가 속출했다.

◆‘선공’ 나선 한나라당=기선은 한나라당이 잡았다. 21일 밤까지도 협상의 여지를 남겨둔 듯했던 한나라당은 22일 오전 9시10분쯤 의원총회를 열어 ‘협상 결렬’을 선언한 뒤 곧바로 의장석 점거에 나섰다. 민주당이 예상치 못한 ‘기습작전’이었다. 한나라당 의원 100여명은 본회의장으로 직행해 의장석 주변을 에워쌌다.

허를 찔린 민주당은 강력 반발했다. 본회의장 맞은편 예결위 회의장에서 긴급 의총을 소집해 대책 마련에 나서는 한편 지도부는 국회의장실을 항의 방문했다. 전병헌 의원은 “협상 결렬 통보도 없이 단상을 점거하다니 어처구니없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로텐더홀 ‘대충돌’=오전 10시50분쯤 김형오 국회의장이 직권상정 의사를 밝히자, 민주당은 의원 및 당직자들을 총동원해 본회의장 사수에 나섰다. 인의 장막으로 ‘바리케이드’를 치고, 쇠사슬을 이용해 출입문을 잠그기도 했다.

간헐적으로 이어졌던 양측 간 충돌은 본회의가 예정된 오후 2시가 다가오면서 본격화됐다. 민주당 관계자 400여명은 국회 본회의장 주변을 요새처럼 에워쌌으며, 여기에 언론노조 조합원 150여명까지 합세해 출입구를 사수했다. 한나라당은 당직자 수백명이 두세 차례에 걸친 본회의장 진입에 나섰지만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전진과 후퇴를 반복했다.

난투극이 이어지면서 부상자도 속출했다. 민주당 노영민 의원은 팔 골절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민주노동당 곽정숙 의원은 실신하기도 했다.

◆‘일사천리’로 끝난 본회의=한나라당은 오후 3시30분쯤 재진입을 시도한 끝에 본회의장 옆문 저지선을 뚫고 추가 진입에 성공했다. 김 의장에게서 사회권을 위임받은 이윤성 국회부의장도 이때 같이 들어섰다.

이 부의장은 오후 3시34분 개회를 전격 선언했다. 이후 본회의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이 부의장은 “장내가 소란해 제안 설명을 생략하고 회의록으로 대체하겠다”며 질의와 토론도 생략한 채 투표 개시를 선언했다.

본회의장에 들어온 민주당 의원들이 의장석 주변으로 몰리면서 이를 저지하는 한나라당 의원들과 몸싸움이 벌어져 본회의장도 ‘싸움터’로 변했다. 여야 의원들의 얼굴은 땀으로 흠뻑 젖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의장석으로 가는 길이 막히자 이 부의장에게 “당장 그만두라”고 소리쳤다. 회의장 한쪽에선 여성 의원들끼리 몸싸움을 벌이는 장면도 눈에 띄었다. 국회는 더 이상 ‘민의의 전당’이 아니었다.

미디어법은 7개월가량 이 같은 대치 상황을 이어왔지만 이날 통과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42분이었다. 민주당 의원들은 표결 처리가 끝난 뒤에도 허탈한 표정으로 한동안 본회의장을 뜨지 못했다.

신정훈·양원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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