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밀 취급 자위대원
외국인과 결혼제한 논쟁도 일본과 중국이 센카쿠제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두고 분쟁을 벌이는 가운데 국제 결혼한 일본 자위대원의 배우자 10명 중 7명이 중국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명보는 일본 잡지 ‘주간 포스트’(19일자)를 인용해 육상·해상·항공 등 전체 자위대원 22만5000명 중 국제 결혼한 대원이 800명이며, 이 중 75%인 600명이 중국인을 배우자로 두고 있다고 15일 보도했다. 이어 필리핀인, 한국인 순이었다.
자위대원의 국제결혼은 일본 전체 국제결혼 가운데 0.4%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하다. 하지만 명보는 이들이 국가기밀을 다루는 위치에 있다는 점에서 일본 정부가 간첩이 아닌지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2007년 중국 배우자를 둔 한 자위대원이 해상자위대의 기밀 자료 유출과 관련돼 수사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간첩 혐의는 입증되지 않았다.
일본 매체들은 국가기밀을 취급하는 자위대원과 같은 이들의 결혼에는 어느 정도 제약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논쟁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매체는 “어떤 배우자를 택하든 개인의 자유이고, 인간의 기본권임에 틀림없다”면서도 미국과 중국의 사례를 들어 외국인 배우자 제한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미군의 경우 외국인과 결혼할 때는 상관의 허락을 받아야 하며, 미 국무부는 결혼 90일 전까지 서류를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중국은 국가기밀을 취급할 가능성이 있는 군인은 원칙적으로 외국인과 결혼이 금지돼 있다.
일본과 중국의 국방문제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배우자가 외국인인 해상자위대원 중 10명이 기밀취급 정도가 매우 높은 직무에 종사한다는 정보도 있다”고 말했다.
육상자위대 관계자는 “자위대 기지가 대부분 도시와 멀리 떨어진 시골이나 교외에 자리하고 있어 자위대원의 내국인 배우자 구하기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특히 항해나 해외 근무가 필수인 해상자위대원은 내국인 여성을 사귈 기회조차 만들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베이징=신동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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