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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가 술술] 2014 수능 만점 받은 서울 중동고 하형철 군

입력 : 2013-12-02 06:00:00 수정 : 2013-12-02 10:3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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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점정리·플래너·스톱워치 ‘삼각편대’ 구성 활용했어요”
“안 믿겼어요. 믿기지 않아 채점을 두 번, 세 번 다시 했어요. 그 다음에는 너무 피곤해서 그랬는지, 멍한 기분이 들어서 그냥 밥 먹고 잤어요.” 2014학년도 대입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5개 과목(국어B·수학A·영어B·한국사·사회문화) 만점을 받은 서울 중동고 하형철(18)군은 수능시험 당일인 11월7일 밤을 이렇게 기억했다. 모의고사에서 만점을 받은 전력이 있거나 전교 1등을 도맡아 하는 ‘공부의 신’이 아니었기에 하군은 400점 만점이라는 가채점 결과에도 그저 얼떨떨한 기분으로 잠을 청했다. 3학년 2학기 매 순간이 슬럼프 같았다는 하군에게서 고단한 수험생활을 웃으며 마무리할 수 있었던 비결을 들어봤다.


◆꾸준함에 답이 있다

하군이 중학교 졸업할 때의 내신은 상위 10% 정도. 상위권이긴 하지만 눈에 띌 만큼 우수한 성적은 아니었다. 본격적으로 공부에 열을 올린 것은 고교 2학년 때부터다. 요점정리와 스톱워치, 플래너로 ‘삼각편대’를 구성해 한 계단 한 계단 밟아나갔다.

하군은 어렸을 때부터 직접 손으로 교과서의 내용을 요약 정리하면서 외우는 습관이 있었다. 이런 연습을 계속하면 길고 어려운 지문도 한눈에 들어오도록 정리할 수 있기 때문에 국어와 영어, 사회탐구를 풀 때 큰 도움이 됐다.

하군은 “특히 문과생은 독해력이 가장 큰 관건이기 때문에 평소 책을 읽고 스스로 요약하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자신만의 ‘비법’을 전했다.

공부를 할 때는 늘 스톱워치로 공부 시간을 쟀다. 하루에 3시간만 공부해놓고도 컨디션에 따라 ‘오늘은 정말 많이 했다’는 착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루 공부시간을 늘리고 싶다면 꼭 시간을 재라는 게 하군의 말이다.

하군은 수업시간을 뺀 순 자습시간으로 3학년 1학기에는 하루 8시간, 2학기에는 12시간을 썼다. 공부의 피로감을 덜고 장시간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해 한 시간 단위로 과목을 바꿨다. 수학 1시간-국어 1시간-영어 1시간-수학 1시간-… 이런 식이다.

공부한 과목과 시간은 반드시 플래너에 기록했다. 말하자면 ‘공부 일기’를 쓴 셈인데, 이렇게 적다 보면 스스로 생활이 늘어지는지 바로 알 수 있기 때문에 반복되는 일상을 이겨낼 수 있다.

하군은 “3학년 2학기가 되면서 아침에 눈 뜰 때마다 오늘도 10시간 넘게 공부해야 한다는 사실에 막막하고, 그만두고 싶었다”며 “하지만 무너지지 않았던 것은 플래너의 힘”이라고 단언했다.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5과목 만점을 받은 하형철군이 지난달 지난달 29일 재학 중인 서울 강남구 중동고에서 학습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하군은 요점 정리와 공부시간 체크·기록을 비결로 꼽았다.
이재문 기자
◆아찔했던 ‘수학 30번 문제’


하군에게도 아킬레스건이 있었다. 바로 수학이다. 다른 과목보다 속도도 안 나고 자신감이 없었다. 특별히 수학에 공을 들여서 한두 문제 틀리는 정도로 ‘선방’하고 있었는데, 9월 모의평가에서 수학 점수가 92점(원점수 100점 만점 기준)이 나오고 말았다. 국어와 영어에서도 평소보다 한 문제씩 더 틀려서 원하는 대학, 원하는 학과는 꿈도 못 꾸는 상황이 됐다.

조바심이 났지만 약점을 명확하게 파악하는 기회로 삼았다. EBS(교육방송) 모든 영어교재에 있는 모르는 단어를 노트 한 권에 정리해 달달 외웠고, 수학은 하루에 100문제씩 푼다는 생각으로 연습에 연습을 반복했다.

그렇지만 수학은 역시 쉬운 과목이 아니었다. 수능시험 수학 A형 마지막 30번 문제를 본 순간 등에서 땀이 나는 듯했다. 못 풀고 체크해둔 문제가 여섯 문제나 되는데, 30번 문제는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조차 감이 오지 않았다.

30번 문제는 버린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진정시켰다. 차분하게 못 풀었던 여섯 문제를 풀고 나니 시간이 제법 남았다. 남은 시간 30번 문제에 집중한 결과 엉킨 실타래가 풀리듯 답이 나왔다.

영어에서도 어려운 단어가 많이 나왔지만, EBS단어를 통째로 외운 덕에 어렵지 않게 풀 수 있었다.

하군은 “수능 전 성적이 많이 떨어져도 그것을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는 기회로 삼은 게 실전에서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꿈을 좇으세요”

하군의 꿈은 유니세프(UNICEF·유엔아동기금)에 들어가 전 세계 불우한 환경의 아이들이 보다 나은 생활환경과 교육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중학교 2학년 때 한비야의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를 읽은 뒤 키운 꿈이다. 책을 보며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좀 더 평등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됐다. 그래서 이달 정시모집에서는 서울대 사회과학계열에 지원해 정치외교학을 공부할 계획이다. 하군은 내년 수험생이 될 후배들에게도 꿈을 따르라고 이야기했다.

“고2 학생들은 지금부터 많은 부담을 느끼고 있을 거예요. 도망가고 싶을 때도 많겠지만 정말 하고 싶은 것을 찾아 열정과 인내심을 갖고 꿈을 좇으세요. 매일 꾸준히 자기 공부를 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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