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2015학년도 첫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고사인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치르면서 고3 수험생들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수험생 학부모들도 마찬가지다. 특히 처음으로 고3 수험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수능 경험이 없어 여러 가지로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자녀와 함께 입시를 준비하는 것이나 다름없는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 교육평가 전문기관인 유웨이중앙교육의 도움을 받아 수험생 학부모가 갖춰야 할 덕목을 소개한다.
◆입시용어 숙지는 기본
고3 학부모는 자녀의 성적표에 관심이 지대하다. 하지만 표준점수와 변환표준점수, 백분위, 등급 등 낯선 용어들이 문제다. 이 때문에 예습차 전년도 입시 요강을 볼 때도 용어의 정확한 의미를 몰라 당황하게 된다. 영어를 공부하려면, 영어 단어를 외워야 하듯 대입전략을 짜려면 기본 입시용어를 알아야 한다. 그래야만 표준점수나 백분위의 유불리 등 대학이 요구하는 성적 활용방식을 알고 대비할 수 있다.
몇 가지 기본 용어를 소개하면, ‘원점수’는 수험생이 맞힌 문항에 해당되는 배점을 단순히 합산한 점수다. 예컨대 총 45문항(2점 30문항, 3점 10문항)인 국어영역에서 2점짜리 25문항, 3점짜리 8문항을 맞혔을 경우 원점수는 74점이 된다.
다만 수능에서 원점수는 의미가 없다. 성적이 ‘표준점수’와 ‘백분위’, ‘등급’으로 표시되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 수능은 영역(과목)별로 난이도가 다르고 응시집단의 규모와 성격이 달라 원점수로는 점수의 우열을 비교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영역(과목)별로 상대적인 비교가 가능하도록 원점수를 변환한 게 표준점수이다. 이는 평균에서 수험생 본인이 받은 원점수가 어느 위치에 있는가를 나타낸다. 따라서 같은 점수라도 과목의 평균이 낮으면 표준점수가 높아지고, 평균이 높으면 표준점수가 낮아지는 게 일반적이다.
대학에 따라 표준점수 대신 백분위로 학생을 뽑기도 하는데, 백분위는 영역(과목) 내에서 수험생의 상대적 서열을 나타내는 지수이다. 응시학생 전체에 대해 해당 수험생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수험생의 비율을 백분율(%)로 나타낸다. 즉 어떤 수험생의 원점수가 60점인데 백분위등급이 75였다면 이 학생이 받은 60점 아래에 전체 학생의 75%가 있다는 의미가 되고, 이 학생은 상위 25%에 해당한다. 백분위는 정수로 된 표준점수에 근거해 산출하되, 소수 첫째자리에서 반올림한 정수로 표기한다.
주로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할 때 활용되는 등급은 영역별로 산출된 표준점수를 기준으로 9등급을 나눈 뒤, 수험생이 속해 있는 등급을 표시한 것이다. 전체 응시생의 상위 4%까지를 1등급, 1등급을 제외한 전체 응시생의 상위 11%까지를 2등급으로 하여 순차적으로 9등급까지 등급을 부여한다. 이 밖에 ‘학생부 실질반영비율’은 학생부가 실제 전형 총점에 미치는 비율을 말한다. 학생부 실질반영비율은 대학마다 차이가 있으며, 이 비율이 높을수록 학생부 성적이 합격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만약 전형방법이 ‘학생부 50% + 수능 50%’이고 전형총점이 800점인 대학에서 학생부 최고점이 400점이고 최저점이 320점이라고 치자. 그러면 이 대학에서 학생부가 실제적으로 전형총점에 미치는 영향은 80점(400점-320점)이고, 실질반영비율은 10%(800분의 80×100)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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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고3 수험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각종 입시설명회를 잘 활용하면 입시 경향 파악과 유익한 입시정보 습득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사진은 지난해 새학기를 맞아 한 입시교육 기관이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입시설명회를 마련하자, 많은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줄지어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
앞으로 입시전문 업체를 비롯해 EBS나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각 대학 등에서 자주 입시설명회를 열게 된다. 혼자 가든 다른 학부모와 같이 가든 기회가 생기면 입시설명회장을 꼭 가보는 게 좋다. 접근성이 떨어져 설명회장을 직접 가기 어려울 경우는 인터넷 생중계를 할 때도 있으니 해당 기관의 온라인 사이트를 이용한다.
주의할 것은 입시설명회에서 소개된 정보를 무차별적으로 수용하지 말고 자녀에게 도움이 될만한 정보를 취사선택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손쉽게 ‘알짜정보’를 공유하거나 습득할 수 있는 학부모 커뮤니티와 입시 사이트를 가입하도록 한다. 대부분 무료 콘텐츠이므로 각 기관과 커뮤니티의 공신력이나 자녀의 성적을 고려해 몇 군데를 고른 뒤 집중 이용한다.
또 자녀의 진학 희망대학 홈페이지에 수시로 접속하고, 궁금한 사항을 학교 입학처로 문의하면 유익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대학 합격을 위해서는 자녀의 학교생활을 냉정히 파악하고 현실적인 범위에서 전략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 아직까지 자녀의 성적과 학교생활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면, 나이스(www.neis.go.kr)에 접속해 학생부를 살펴보자. 학생부를 2학년 때까지의 모의고사 성적표와 함께 보관해 두고 봐야 진학전략을 짜는 데 도움이 된다. 중간·기말고사나 모의고사 일정도 미리 체크한 뒤 시험기간 동안 자녀가 학습에 집중할 수 있는 집안 환경을 조성하도록 한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학부모의 지나친 관심은 오히려 자녀에게 부담을 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며 “특히 자녀의 성적이 생각만큼 오르지 않는다고 조바심을 내거나 다그치지 말고, ‘괜찮아’ ‘힘내자’ ‘파이팅’ 같은 격려의 말을 자주 해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강은 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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