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회장은 서당문화를 일으켜 한자문화를 되살리고 인성교육과 예절문화를 확립하기 위하여 자신이 몸담고 있는 갱정유도회를 통해 매년 ‘서당문화한마당대회’를 열어왔다. 2002년부터는 ‘강경(講經)’이라는 과거시험도 부활했고, 2011년에는 정식으로 서당문화진흥원이라는 법인도 설립했다.
“전통문화란 바다로 가는 샘물이요, 나무의 뿌리와 같습니다. 전통문화가 샘물처럼 쉼 없이 흘러넘치고 뿌리처럼 단단히 버티고 있을 때만 한 나라의 역사는 면면히 이어질 수 있고, 문화는 찬란히 빛날 수 있습니다.”
그는 슬하에 딸 둘, 아들 셋을 두었는데, 모두 서당교육을 시켜 스스로 본을 보였다. 큰아들 재홍(50)은 이천에서 서당 훈장을 하고 있고, 막내아들 재우(42)는 남원에서 훈장을 한다. 서당공부를 하다가 철학이라는 현대학문을 접목한 둘째 아들 재훈(45)은 연세대 연구교수로 있지만 옛 선비처럼 여전히 머리에 검은 색 유건을 쓰고 흰 두루마기를 입고 다닌다. 서당문화의 진흥은 교육문제의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으며, 미래 문화시대의 성장 동력이 된다는 것이 한 회장의 지론이다.
올해 서당문화진흥회가 주최하고 갱정유도회가 주관하는 ‘제13회 전국서당문화한마당대회’는 문화체육관광부 후원으로 5∼6일 이틀 동안 전북 남원시 어현동 ‘사랑의 광장’에서 펼쳐진다. 대회는 강경, 한시, 서예 등 3개 부문으로 나뉘어 실시되며, 3년 전부터 외국 유학생부도 신설했다. 현재 800여명이 접수한 상태다.
대회는 5일 오전10시 강경과 한시 예선으로 막이 오르며, 밤에는 전국 각 지역 훈장들이 강경, 축문, 음시(吟詩)를 시연하는 ‘서당문화의 밤’이 열린다. 6일에는 강경 본선과 서예, 시상식 등이 치러진다. 오후 3시에 열리는 시상식에서는 종합대상 수장원에게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과 함께 과거시험 전통대로 백패(白牌)가 수여된다.
한 회장은 지난해 11월13일 택시에서 내리다가 손가방이 문에 끼었는데, 차가 그대로 달리는 바람에 30m가량 끌려가며 엉덩이와 허벅지 쪽 뼈가 심하게 으스러지는 끔찍한 사고를 당했다. 혼수상태가 지속돼 가족들이 장례까지 논의할 정도였으나 기적처럼 일어났다. 몸은 아직 정상이 아니지만 말은 변함없이 또렷했고 생각도 명쾌했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우리 사회에 서당문화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정성수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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