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올해 치러질 2015학년도 대학 입시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기존 입학사정관전형 포함) 전형의 자기소개서(이하 자소서) 공통양식을 최근 발표했다. 수험생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자소서의 문항 수를 공통문항 4개, 자율문항 2개에서 공통문항 3개, 자율문항 1개로 줄이고, 자율 문항의 글자 수를 1000자나 1500자 이내에서 선택하도록 제한했다. 전년도와 달라진 올해 학생부 전형 자소서 양식의 특징과 어떻게 대비하는 게 좋은지 소개한다.

올해 학생부 전형 자소서가 전년도와 다른 가장 큰 특징은 학업 경험과 교내 활동 사항 등을 고등학교 활동 중심으로 기술하게 해 수험생이 수월하게 작성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전년도에는 자신의 성장 과정과 교내 활동, 대학 진학 후 학업 계획 등 상당히 막연하게 써야 하고, 사실상 창작에 가까운 기술을 해야 하는 게 많았다.
다만, 대학들은 자율 문항을 적극 활용해 지원자를 상대로 대학·학과 지원 동기와 학습 환경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전년도와 달리 지원동기와 학습환경 등에 대한 기술이 공통 문항에서 빠진 대신 자율 문항을 통해 최대 1500자 이내에서 작성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또 전년도 인성 영역에 해당하는 배려와 나눔, 협력, 갈등 관리, 리더십 발휘 등에서 올해는 리더십 발휘 항목이 빠졌다. 이는 교내 비교과 활동 사항을 기록할 때 반영하면 될 것으로 보인다.
대교협 자기소개서 공통문항 활용은 권장 사항이기는 하지만 대학들의 평가와도 관련되어 있어서 올해는 대부분 대학들이 이를 활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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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서는 진실하고 구체적으로 쓰는 게 중요한 만큼 작성 전에 교사나 부모, 선배 등 평소 수험생 자신에게 관심을 갖고 지켜봐 준 사람과 작성 내용을 상의하는 게 좋다. 사진은 서울의 한 고교 3학년 학생들이 담임 교사와 입시 상담을 하고 있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
이번에 공통 문항으로 소개된 첫 번째와 두 번째 문항은 참고로 전년도 서울대 자소서 문항과 유사하므로 참고할 필요가 있다.
서울대의 2014학년도 자소서 첫 번째 문항은 ‘고등학교 재학 기간 또는 최근 3년간(단, 초·중학교 재학 기간 제외) 지적 호기심을 가지고 학업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노력한 내용을 기술하라’고 했다. 두 번째 문항은 ‘고등학교 재학 기간 또는 최근 3년간(단, 초·중학교 재학 기간 제외) 학내외 활동 중 가장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활동을 3개 이내로 기술하라’는 것이었다.
자소서 쓰기의 기본원칙은 진정성과 구체성이다. 수려하게 잘 다듬어진 글보다는 수험생 본인의 생각이 진실되게 녹아 있는 글이 좋은 평가를 받는다. 자소서는 수험생의 고교 시절 경험과 느낀 점 등이 종합적으로 진로를 결정하는 데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검토하는 자료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교사나 부모·선배 등 평소 수험생 자신에게 관심을 갖고 오랫동안 지켜봐온 사람과 자소서 작성 내용을 상의하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투스청솔 오종운 평가이사는 “고3 담임 교사뿐만 아니라 1학년 때부터 지속적으로 활동해온 동아리나 방과 후 수업 교사와 자소서에 대해 상담하는 것도 효과적”이라며 “유별난 일회성 경험보다 진로와 연관성이 강한 지속적 활동이 훨씬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자소서 작성 때 ‘외부스펙’을 기재했다가는 큰코다칠 수 있으니 반드시 삼가야 한다. 외부 스펙을 기재하면 서류점수가 ‘0점’ 처리돼 사실상 불합격되기 때문이다. 교사추천서도 마찬가지다.
자소서와 교사추천서에 기재하면 0점으로 처리되는 스펙 항목은 영어와 프랑스어, 중국어, 일본어 등 주요 외국어 어학성적과 한자능력검정, 한자급수인증시험 등 공인어학성적이다. 한국수학올림피아드와 한국물리올림피아드, 전국 초·중·고 외국어 경시대회 등 수학·과학·외국어 교과의 교외 수상실적도 기재 금지 대상이다.
이 밖에 학교가 아닌 기관이 주최하는 교과명이 명시된 각종 대회의 수상실적을 자기소개서에 써도 0점 처리된다. 학교장의 허락을 받고 참가한 교외 대회라고 해도 수상실적을 기재해서는 안 된다.
이강은 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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