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예체능 학과=실기’를 떠올릴 만큼 예체능계열로 진학하려면 오랜 기간 실기 시험을 준비해야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잠재력과 적성을 지닌 학생들이 실기에 대한 부담 없이 지원할 수 있도록 실기를 반영하지 않고 문호를 개방하는 학과가 늘고 있다. 이렇게 실기를 반영하지 않는 경우를 ‘비실기전형’이라고 한다. 비실기전형은 뒤늦게 자신의 특기와 적성을 발견한 일반계열 학생에게도 자신의 꿈을 펼칠 훌륭한 기회가 될 수 있다. 진학사의 도움으로 실기 없이도 대학가는 길을 전형별로 살펴봤다.

학교생활기록부 종합전형은 주로 서류와 면접으로 지원자를 평가한다. 예를 들면, 서울과기대 자기추천자 전형에서 도자문화학과는 3명을 모집하는데, 1단계에서 학생부, 자기소개서 등의 서류를 100% 반영해 3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로 서류 70%와 면접 30%를 반영해 지원자를 평가한다.
서울대는 일반전형에서 실기미포함전형으로 디자인학부 6명을 선발한다. 1단계에서 서류를 100% 반영해 모집인원의 2배수를 선발한 후, 2단계에서 면접과 구술고사를 통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수능최저학력기준은 국어A, 수학B, 영어, 과학·사회탐구 또는 국어B, 수학A, 영어, 사회·과학탐구 4개 영역 중 2개 영역 이상 2등급 이내이다.
한양대는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응용미술교육과 7명, 체육학과 5명, 스포츠산업학과 10명, 연극영화학과 13명(연극연출전공 5명, 영화전공 8명)을 학생부 100%로 선발한다.
◆학생부 교과전형
학생부 교과 전형으로 예체능 모집단위를 선발할 때는 대부분 학생부 100%로 선발한다. 서경대는 교과성적우수자 전형으로 미용예술학과 16명을 선발하는데, 학생부 교과 성적을 100% 반영한다. 수능최저학력기준은 국어A 또는 B, 영어, 탐구 한 과목의 등급 합 12 이내여야 한다.
성결대는 일반전형1에서 뷰티디자인학부 10명을 모집하는데, 학생부 교과성적을 100% 반영해 선발하고 수능최저학력기준은 없다. 한양대(에리카)는 학생부 교과 전형으로 학생부 교과 성적만으로 신입생을 선발하는데, 예체능 계열의 디자인대학은 총 37명의 신입생을 선발한다. 수능 4개 영역 중 2개 영역 등급 합 6이내의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있다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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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체능계열 학과는 실기가 필수라는 인식이 있지만, 찾아보면 실기가 전형요소에 아예 없거나 비중이 매우 낮은 학과도 많다. 사진은 한 미술대학에서 실기평가를 진행하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
서경대는 어학특기자(영어) 전형으로 미용예술학과 5명을 모집한다. 지원자는 어학성적만으로 평가를 받는다. 다만, 어학특기자 전형답게 지원자격을 어학성적으로 제한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13년 1월 1일 이후 취득한 어학성적이 토플 iBT 71점, 토익 700점, 텝스 596점, 아이엘츠 6.0 이상이면 지원이 가능하다.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있어 영어성적이 3등급 이내에 들어야 합격할 수 있다.
숙명여대는 숙명글로벌인재 전형에서 산업디자인과 1명, 환경디자인과 2명을 각각 선발한다. 1단계 학생부와 자기소개서 등 서류 100%를 반영해 모집인원의 3배수에 해당하는 면접 대상자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외국어(영어)로 진행되는 면접성적 60%와 1단계 성적 40%를 반영하여 최종 합격자를 결정한다. 수능최저학력기준은 없다. 이 밖에 적성·논술전형으로 실기 없이 학생을 선발하는 전형도 있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김희동 소장은 “예체능 계열의 모집단위에서 실기를 반영하지 않는 경우 실기에 부담이 없는 만큼 실기를 반영하는 경우에 비해 수능과 학생부 점수가 높게 형성된다”며 “인기가 많은 영화·연극계열의 모집단위의 경우 예체능계열이라고 쉽게 생각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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