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이후 오히려 반한감정 가져” “좋은 학생 유치보다는 최상의 교육환경 제공이 더 중요하지요.”
황선조 선문대 총장은 15일 “우리 학교에는 90개국, 1000여명의 외국인 유학생이 재학 중”이라며 외국인 유학생 유치비결을 이같이 설명했다. 황 총장은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뛰어든 대학들은 잊지 말아야 할 가치와 목표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 유치된 외국인 유학생들이 교육이나 생활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이들이 졸업한 후 오히려 반한감정을 가질 수 있다”며 “좋은 학생을 유치하는 것보다 이들에게 최상의 교육을 시키고 미래의 지도자로 성장하도록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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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조 선문대 총장은 15일 “단순히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것보다 이들에게 최상의 교육을 시키고 미래의 지도자로 커 나가도록 지도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황 총장은 “미국은 각국의 인재를 유치해 이들의 연구능력과 산업기술능력을 집대성해 오늘의 토대를 만들었다”며 “이들 인재가 자국으로 귀국한 뒤 사회 지도층 인사로 활약하면서 자국과 미국의 관계증진을 도왔다”고 설명했다.
선문대를 찾는 유학생들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일본, 미국, 중국, 브라질, 러시아, 베트남 등 국적이 다양하다. 최근엔 유럽과 아프리카 학생 유치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유학을 원하는 외국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한국어 능력이다.
황 총장은 “입학을 원하는 유학생은 한국어능력시험(TOPIK) 3등급이 입학 기본요건이고 학과별 면접을 통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문대는 입학 후에도 한국어 교육에 필요한 환경을 조성해 주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은 누구나 한국어능력 및 학업능력 향상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가령 선문대의 ‘글로벌 스쿨’에서는 외국인 신입생과 같은 전공계열 한국인 선배가 1대 1로 한국어와 전공과목을 공부하게 해 준다.
생활 문화 전반에 다양성에 대한 존중과 세심한 배려도 중시한다. 국제교류처에서는 언어권별로 담당 직원을 두고 1대 1 상담을 한다.
선문대가 중시하는 것은 성공적 취업이다. 황 총장은 “유치보다 이들을 어떻게 교육하고 취업시키는가에 더 큰 고민을 하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학생만을 대상으로 하는 취업세미나, 중국 학생을 위한 상하이 현지 인턴십, 3D 설계 엔지니어 양성 프로그램 등이 모두 취업 특화 프로그램이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로 일본 유학생 중에서는 일본 국세청이나 시청 등 관공서 공채합격자, JAL 등 일본 대기업 취업자가 늘고 있다. 중국 유학생은 상하이의 한국 기업에 꾸준히 진출하고 있다. 서양권 학생들은 삼성, LG 등 한국 대기업의 세계 각지 주재원으로 진출하는 사례가 많다고 황 총장은 설명했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 때 외국인 유학생 신분이지만 전남 진도로 달려가 묵묵히 자원봉사를 했던 이 대학의 아프가니스탄 유학생 부부가 알려져 화제가 됐다. 황 총장은 “그 유학생 부부 역시 한국에서 어학과정에서부터 학부과정까지 거치며 한국에 고마움을 느끼고 한국을 제2의 조국으로 생각하는 유학생들이다”고 전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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