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분쟁 국익 관점서 봐야"
"소액 주주 보호 명분 큰 이익 챙겨"
"편법 상속·기업 약탈 방지가 정의"
"적극적 투자자, 좋은 기업 만들어"
스스로 밝힌 엘리엇의 성격은 “주주가치 증대와 도덕적인 기업지배구조라는 바탕에 모든 주주들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적극적인 투자자”(www.fairdealforsct.com)이다. 엘리엇은 이렇게 도덕적 명분으로 기업이나 국가의 약점을 파고든 뒤 엄청난 이득을 챙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여름엔 아르헨티나 국채에 대한 부채탕감안에 홀로 반대하는 ‘알박기’를 통해 아르헨티나를 국가부도 위기로 몰고 가기도 했다. 그만큼 이들은 기회 포착에 능하며 시장을 휘두를 힘을 갖고 있다. 엘리엇은 엘리엇어소시에이츠와 엘리엇인터내셔널이라는 두 개의 펀드를 운영하는데 총 운용규모가 260억달러(약29조원)에 달한다.
이런 이력 때문에 엘리엇은 죽은 고기만을 먹는 대머리 독수리처럼, 무자비한 악당(벌처펀드)의 이미지가 강한 터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건의 경우는 ‘국익 프레임’까지 등장해 약탈자본의 이미지가 한층 짙어졌다.
시장 일각에서는 다른 견해도 적잖다. 한 펀드매니저 출신 인사는 “미국 자본주의가 그냥 성장한 게 아니다”면서 “엘리엇 같은 적극적 투자자들의 행동주의가 좋은 기업을 만들고 공정한 자본주의 질서를 지키는 효과를 무시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또다른 미국계 헤지펀드로 알려진 메이슨 캐피털 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 지분 2.2%를 확보한 사실이 이날 확인됐다. 메이슨 측은 올 초부터 최근까지 지분을 매입했는데, 아직 주주 제안을 하거나 별다른 요구를 하지는 않았다고 삼성물산 측은 밝혔다. 메이슨은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고, 10조원 안팎의 자산을 운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물산 측은 메이슨이 어떤 성격의 펀드인지, 엘리엇 측과 연대할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류순열 선임기자·황계식 기자 ryoo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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