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건은 안 의원과 함께 공동창업주인 김 의원의 행보다. 김 의원은 14일 의원총회 직전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대표도 숙고하고 있다고 하지 않았느냐. 저도 조금 생각할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고민이 깊다”는 말과 함께 “공동창업자(안 의원)가 탈당했잖아요”라고 했다.
박영선 의원과 김 전 의원은 ‘안철수 신당’ 창당 시 영입 대상 1순위로 꼽힌다. 안 의원이 지난달 4일 대구에서 가진 강연에 박 의원과 김 전 의원이 참석했고 같은 날 오후 열린 박 의원의 북콘서트에는 안 의원과 김 전 의원이 나란히 왔다.
특히 박 의원은 안 의원 탈당 직전 문 대표와 전화로 양측을 오가며 막판 중재자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탈당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안 전 대표를 보냈다고 문재인당으로 전락해선 안된다“며 “당의 분열을 치유하고 함께 갈 수 있는 통합의 분위기를 누구보다 문 대표가 먼저 만들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자신이 출마한 대구에서 당 지지율이 미미해 이번 사태보다 선거 승리에 대한 고심이 더 깊어 보인다.
문·안·박 연대의 한 축이었던 박원순 서울시장은 어느 한 편을 들어주기 어려워 곤혹스런 처지다. 박 시장은 처음엔 문·안·박 연대에 호의적이었다가 문·안 갈등이 고조되자 한 발짝 물러섰다. 임종석 정무부시장과 기동민 전 정무부시장 등 측근들이 당 후보로 총선에 도전한 만큼 안 의원에게 힘을 실어주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당 밖에서는 전북 지역에 영향력이 큰 무소속 정동영 전 의원이 정치활동 재개를 시사해 안 의원과의 연대 여부 등이 주목된다. 전북 순창에서 ’칩거’해온 정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이 고문으로 있는 연구소 송년회에 참석해 무소속 천정배 의원과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행사 인사말에선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산다고, 선배님들과 동지들을 뵈니 엔도르핀이 솟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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