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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예술창업가 절반, 한달 50만원도 못번다

입력 : 2016-01-24 19:58:22 수정 : 2016-01-24 19:5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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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희 책임연구원·이지연 교수 ‘창업 사례 연구’ 대부분 비정규직에 월수입은 100만원이 채 안 된다. 그래도 원하는 일을 하며 살고 싶다. 이들의 선택은 창업이다. 고민 끝에 이른 결론이지만 사업이 자신의 꿈을 망가뜨릴까 걱정하기도 한다.

“경제적인 것을 따라가자니 이것(예술)을 계속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왜냐하면 돈을 생각하면 다른 사람들의 취향을 만족시켜야 한다고 생각하잖아요.”

팍팍한 현실 속에서 예술창업에 도전한 젊은 예술가들의 이야기다. 열정, 패기로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극복해보려 하지만 어려운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한국예술영재교육연구원 강주희 책임연구원과 목원대 이지연 교수가 논문 ‘예술가 창업 사례 연구’에서 담아 놓은 젊은 예술가들의 처지다.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청년예술가 지원사업인 ‘예컨대(예술가와 컨설턴트의 대화) 프로젝트’ 참가자 33명과 창업전문가, 예컨대 프로젝트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설문, 인터뷰를 진행한 내용을 분석했다. 논문은 한예종이 주관해 25일 열리는 ‘청년예술가 일자리 조사연구 심포지엄’에서 발표된다.

◆젊은 예술창업가 절반 월 평균 수입 50만원 이하

모두 30대 이하인 설문 응답자들은 직업이 없거나(9명), 임시직(3명) 혹은 비정규직(13명)으로 일하고 있었고, 정규직은 한 명도 없었다. 월평균수입은 50만원 이하가 11명으로 가장 많고 151만∼200만원이 6명, 51만∼100만원이 5명 등의 분포를 보였다. 한달에 100만원도 못 버는 상태에 있는 사람들이 절반 정도인 것이다. 예술활동을 통한 수입은 22명이 50만원 이하라고 답해 사정이 더 나빴다.

창업지원사업의 내용을 설명하는 쇼케이스 현장에 많은 청년 예술가들이 참석해 귀를 귀울이고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제공
창업을 하고도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창업 후 현재수입을 묻는 질문에 ‘없다’가 12명으로 가장 많았다. 50만원 이하는 11명이었다. 창업이 자신에게 어느 정도의 수입을 가져다주리라 기대하고 있을까. 151만∼200만원이 11명으로 가장 많아 기대수입조차 그다지 높지 않았다.

정부가 이들을 위한 지원사업을 실시하고 있으나 ‘잘 안다 ’, ‘매우 잘 안다’는 대답은 5명에 불과했다. 설문 대상자들이 이미 창업지원제도의 수혜를 받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젊은 예술가들이 창업지원제도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낮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또 “지원기간이 너무 짧아서 완성도와 지속성을 가지기 어렵다”, “예술창업에 맞는 제도를 찾아볼 수 없다”, “절차가 너무 까다롭다” 등의 의견이 있었다.

◆“예술성과 수익성의 균형이 중요하다”

젊은 예술가들이 예술창업을 두고 겪는 근본적인 고민의 일단도 엿볼 수 있다. 경제적 수익과 예술의 가치를 지키는 행위 사이의 간극, 이런 고민에서 비롯되는 소극적인 사업 태도 등이 그렇다. 

한국예술종합학교가 실시하는 지원사업에 참여한 젊은 예술가들이 작업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제공
창업예술가 A씨는 “예술 창업 비즈니스, 상업 연극들이 존재한다. 아동극, 백화점과 연계해서 어마어마하게 돈을 버는 것들이 있다”며 “하지만 그건 예술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고민은 창업의 성공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창업전문가 B씨는 “내가 잘하니까 이거면 사회가 알아주겠지 생각하지만 절대로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면 굉장히 혼란스러워한다. 분명한 사명감과 열정을 가지고 있다면 좀 더 생각을 해야 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세상을 알아야 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 창업전문가 C씨는 “예술가들이 예술에 집중한 나머지 사업이 흐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 연구원과 이 교수는 “타분야의 창업과 구분되는 예술성과 상업성 사이의 간극에 대한 예술가들의 혼란스러움을 엿볼 수 있다”며 “예술 창업의 본질에 적합하려면 예술 창업의 개념을 확실히 세우고 수익 중심 창업이 아닌 예술성과 수익성이 균형을 이루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지원 프로그램이 단발성이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데는 의견이 모였다. 창업예술가 D씨는 “사업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멘토해 줄 수 있다는 조언자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였고, 창업전문가 E씨는 “돈이 너무 적고, 기간도 너무 짧다. 청년 예술가들이 가진 열정, 사명감을 계속 북돋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연구원, 이 교수는 “(창업 지원자) 선발과정에서 현실가능성과 지속성에 대한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심사 절차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며 “장기적인 비전, 인적 구성 및 조직력, 수익구조에 대한 이해 및 구체적인 계획 등을 체계적으로 검토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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