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올해는 영어영역에 절대평가가 도입되는 첫해다. 기존 상대평가에서는 상위 4%까지 1등급을, 11%까지 2등급이 주어졌지만 이제는 성적표에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10점 간격의 9개 등급만 표기된다. 영어영역에서 1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1∼2문제 이내로 틀려야 했으나 절대평가에서는 최대 4문제까지 틀려도 1등급을 받을 수 있게 돼 1등급 비율이 지금보다 2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의 도움으로 수능 영어 절대평가 도입이 대입에 미치는 영향과 이에 따른 대비 전략에 대해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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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학년도 대입부터 처음으로 적용되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영역 절대평가는 등급별 인원 및 비율의 변동을 가져오는 만큼 대입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서울 소재 대학을 노리는 수험생들은 80점을 넘겨 2등급 이내로 진입해 놓아야 한다는 점에 유의하며, 이번 겨울방학 동안 영어 공부에 집중해야 한다. 사진은 2017학년도 수능이 실시된 지난해 11월 17일 서울 종로구 동성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
지난해 수능에 절대평가를 적용할 경우 2등급을 받은 수험생 3만7638명 가운데 49.5%인 1만8623명이 1등급으로 올라간다. 3등급을 받은 6만7451명 중 74.6%인 5만342명이 2등급으로, 4등급 9만8753명 중 87.3%가 3등급으로, 5등급 10만2358명 모두가 4등급으로 상승한다.
1등급을 받은 수험생은 전체 응시인원의 4.3%인 2만4244명이었으나 절대평가를 적용하면 약 1.7배인 7.5%, 4만2867명까지 늘어난다. 지난해보다 다소 어려웠던 2016학년도 수능에 절대평가를 적용해 봐도 1등급 인원은 5만1249명으로 약 2배 늘어난다.

올해 수능 영어영역이 난이도가 가장 어려웠던 2011학년도 수능과 가장 쉬웠던 2015학년도 수능의 중간 정도로 출제된다고 가정하면 결국 지난해와 비슷한 난이도로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
◆대입에는 어떤 영향을 끼칠까
서울 소재 대학에서 한 해 선발하는 신입생의 수는 모두 합쳐 8만5000명이 조금 넘는다. 산술적으로만 봤을 때 절대평가 1, 2등급 추산 인원이 11만2224명인 점을 감안하면 서울 소재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2등급 이내로 진입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수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는 인원이 늘어나면서 수시에서 논술이나 교과, 면접 성적 등도 지금보다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각 대학들의 2018학년도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살펴보면 영어를 2등급 이내로 받아야 하는 이유가 더욱 명확해진다. 연세대와 성균관대 논술전형의 경우 별도로 영어 2등급 이내를 명시하고 있으며, 서울대 지역균형전형, 서강대 논술전형 등은 영어를 포함한 3개 영역의 등급이 모두 2등급 이내여야 한다.
고려대 일반전형의 경우 영어를 포함해 인문계열은 4개 영역 등급합 6, 자연계열은 4개 영역 등급합 7 이내를 받아야 한다. 중앙대 논술전형과 학생부교과전형에서는 인문계와 자연계 모두 3개 영역 등급합 5 이내를 받아야 하며, 경희대 논술우수자 전형에서는 인문계 2개 영역 등급합 4, 자연계 등급합 5 이내가 최저학력기준이다.
정시의 경우 서울대와 고려대는 등급별로 점수를 감점하는 방식으로 1등급은 감점이 없으며, 2등급은 서울대는 0.5점, 고려대는 1점을 각각 감점한다. 반면 중앙대와 서강대, 성균관대는 등급별로 가산점을 주는 방식으로 1등급에 중앙대는 20점, 서강대와 성균관대는 100점을 가산점으로 주고 있으며, 2등에는 중앙대 19.5점, 서강대 99점 성균관대 인문계 97점, 자연계 98점을 가산해 선발한다.
다른 대학들도 등급별로 점수를 부여하는 방식이나 영어 반영비율을 줄이는 방향으로 전환한다. 예컨대 건국대는 영어 반영비율을 인문사회계에서 20%, 자연계에서 15%씩 줄였다.
◆학교·지역별 영어 절대평가 대비법
영어영역의 난이도가 가장 쉬웠던 2015학년도 수능을 기준으로, 특목고와 자사고의 1등급 학생 비율은 20.6%였다. 절대평가를 도입하면 90점 이상으로 1등급을 받는 학생의 비율은 52%까지 올라간다.
전국단위자사고인 민족사관학교는 이 비율이 98%에 달한다. 서울국제고가 87.9%, 대원외고가 87.4% 등으로 뒤를 잇는다. 이들 특목고·자사고 학생들은 따라서 영어보다는 국어와 수학, 탐구 영역에 집중해 공부하는 것이 좋다.
일반고 역시 2015 수능에서 3.5%가 영어 1등급을 받았는데 절대평가에서는 그 비율이 13.6%까지 높아진다. 강남구의 일반고들은 영어 90점을 넘기는 비율이 14.2%에서 최대 56.6%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내신 3∼4등급 학생들까지도 이미 영어가 완성돼 있음을 보여준다. 이들 학교 학생들은 특목고와 마찬가지로 국어와 수학에 집중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국어와 수학의 격차가 지금보다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강북권 일반고의 경우 평균적으로 5~10%의 학생들이 90점을 넘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강북권 일반고의 내신 3~4등급 학생들은 이번 겨울방학 동안 영어 공부에 집중해서 2등급 이내로 진입하는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올해 대입에서는 영어 학습 정도에 따라 국어와 수학의 격차가 지난해보다 더 벌이질 가능성도 있어 겨울방학에 영어를 얼마나 빨리 완성해 놓느냐가 관건이다”고 말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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