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2014년 함평군 국향대전 축제를 마칠 무렵인 11월 지인의 소개로 만난 적이 있는 안 군수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나주시청 부근에서 만나자는 내용이었다. A씨는 영문도 모른 채 약속장소로 나갔다. A씨를 만난 안 군수는 “군수는 얼굴이 알려져 대중식당을 이용할 수 없다”며 “음식을 사서 인근 모텔로 가서 식사하자”고 말했다. 이 말을 믿은 A씨는 안 군수와 함께 인근 모텔로 갔다. 하지만 안 군수는 돌변해 A씨를 성폭행했다. A씨는 강하게 반발했지만 힘으로는 당해낼 수가 없었다. A씨는 “안 군수의 못된 행동을 잊으려고 아예 휴대전화를 바꿨다”고 말했다.
B씨는 2014년 9월 추석을 앞두고 군수실에서 성추행을 당했다. 그는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안 군수를 만나려고 군수실을 찾았다. B씨는 “군수실에는 널따란 원탁 테이블이 놓여 있었고, 나는 안 군수 반대편에 앉았다”고 당시의 상황을 떠올렸다. 안 군수는 자신 옆으로 오라고 손짓을 했지만 B씨는 그대로 있었다. 안 군수는 B씨 옆으로 와서 자신의 무릎 위에 B씨를 앉히고 몸을 더듬기 시작했다. 못된 두 손은 어느새 B씨의 가슴속으로 파고들어 옷을 벗기려 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B씨가 소리를 지르려고 하자 안 군수는 그마저도 허락하지 않았다.
B씨는 10분가량 안 군수에게 몹쓸 짓을 당했다. B씨는 4년 전 일이지만 그날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안 군수의 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휴대전화로 수차례 만남을 요구했다. B씨는 결국 안 군수의 휴대전화 번호를 지워버렸다. B씨는 “성추행을 당한 이후 수치심에 가족들 얼굴조차 제대로 볼 수 없었다”며 눈물을 보였다.
C씨도 2014년 12월 여성 3명과 함께 함평에서 안 군수와 측근들이 있는 자리에 갔다. 자리에 앉자마자 안 군수는 “물건을 사러 같이 가자”며 C씨만 불러냈다. C씨는 안 군수가 지시하는 방향대로 차를 몰고 갔다. 안 군수가 옛날에 살았던 집에 다다르고 차고지에 주차했다. 이때부터 안 군수는 C씨의 가슴을 만지고 입맞춤을 하는 등 성추행을 일삼았다. C씨는 “너무 억울해 추행 장면이 고스란히 담긴 차량 블랙박스를 보관하고 안 군수에게 항의도 했다”고 토로했다.
안 군수 측은 “성추행은 물론 성폭행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안 군수는 함평군 비서실장을 통해 입장을 내놓았다. 비서실장은 “안 군수는 성폭력 의혹에 대해 자신과는 전혀 무관한 일로, 누군가 자신을 음해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며 “성폭력 의혹이 사실이라면 당시 전화통화 내역이나 CCTV 등 관련 증거로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해명했다.
함평=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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