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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으로 기른 자녀 600여명…50년 수양부모 美 여성 ‘감동’ [김동환의 월드줌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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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1-21 10:21:20 수정 : 2020-01-21 10:3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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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75세 린다 헤링, 수양부모로서 50년 가까이 자녀 600여명 맡아
50년 가까이 수양부모 역할을 하며 자녀 600여명을 가슴으로 기른 린다 헤링(75·노란 동그라미)이 미국 사회에 큰 감동을 주고 있다. 미국 CNN 홈페이지 캡처

 

50년 가까이 수양부모 역할을 하며 자녀 600여명을 가슴으로 기른 미국의 한 70대 여성 사연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해 10월, 건강 등의 사유로 수양부모의 길에서 나온 그는 사회의 귀감이 되었다며 당국으로부터 최근 감사장도 받았다.

 

21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외신들에 따르면 아이오와주 존슨 카운티에 사는 린다 헤링(75)은 남편과 함께 자녀 600여명을 가슴으로 키웠다. 수양부모로 아이 품는 친구를 보고 감동받은 그는 몸이 불편해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아이들을 맡으면서, 50년 가까이 수양부모로 살아왔다.

 

린다는 나날이 느는 아이들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낮에는 수양센터를 운영하고, 밤에는 학교 경비원이나 응급구조원 등 여러 분야에 뛰어들었다. 그는 이 지역에서 나이, 성별, 개인적인 사정 등에 상관없이 아이들을 두 팔 벌려 안는 마음 따뜻한 수양부모로 이름을 널리 알렸다.

 

슬하 여덟 자녀 중 세 명이 처음에는 수양자녀였다가 린다 부부가 공식 입양한 점도 눈길을 끈다. 올해 39살인 앤서니는 생후 6개월에 수양자녀가 되었다가 3살이 되던 해 린다의 ‘진짜 자녀’가 되었다. 앤서니는 “부모님과 함께 살 수 있어서 지금도 감사하다”며 “어머니와 아버지는 내게 ‘가족은 피로만 맺어지는 게 아니다’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과거를 떠올렸다.

 

앤서니를 제외한 나머지 두 자녀는 거동이 불편해 24시간 내내 조력자의 도움이 필요하다. 의료진마저 오래 살지 못할 거라 예상했던 다니가 역경을 이기고 올해 29살이 된 것도 린다 부부의 보살핌 덕분으로 보인다.

 

린다 부부의 자녀 중 일부도 수양자녀를 들일 만큼, 두 사람의 헌신은 대를 넘어서까지 이어지는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었다.

 

앤서니는 “어머니가 우리에게 미친 영향력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며 “아이들이 필요로 한다면 무엇이든 내어줄 준비가 되신 분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머니는 새로운 아이가 올 때마다 사진을 찍어 거실에 걸어두신다”며 “이는 진정한 우리 가족이라는 것을 알리는 것으로, 누군가가 볼 때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마음의 안정을 얻는 사람도 있다”고 의미를 강조했다.

 

미국 아이오와주 존슨 카운티가 린다의 헌신에 감사하며 전달한 감사장. 미국 CNN 홈페이지 캡처

 

린다는 ‘사랑’이 자신을 수양부모로 살아오게 했다고 한다.

 

린다는 “(우리의 수양자녀를) 사랑할 뿐이다”라며 “친자녀와 절대로 다르지 않다”고 했다. 그는 “새로운 가정으로 떠나는 아이들에게 ‘안녕’이라 말하는 것은 너무나도 어렵다”며 “우리와 같이 산 기간에 상관없이 무척 슬프다”고 말했다. 자신에게 ‘내가 왜 이런 일을 하는 걸까?’라고 물을 때마다, 아이들이 원하는 ‘사랑’을 갖고 있어서라는 게 린다가 구한 해답이다.

 

린다는 한밤중 아픈 아이들을 데려가라며 병원에서 전화가 온 날, 자신이 입은 새 옷을 부럽게 쳐다보는 수양자녀에게 아낌없이 물려준 날들을 기억하고 있다.

 

린다의 또 다른 생활의 낙은 집을 떠난 아이들이 잘 지낸다며 보낸 가족사진을 보는 거다. 떠난 아이들이 이따금 찾아오는 것도 린다에게는 큰 행복이다.

 

존슨 카운티 당국은 지난 9일 린다에게 전달한 감사장에서 “특별한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사랑으로 길렀다”며 “린다가 갖가지 옷을 사이즈와 성별 등에 따라 준비해놓은 덕분에, 빈손으로 그에게 가도 아이들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고 린다의 헌신을 높이 기렸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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