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팀, 사회경제적 상황 고려‘…수면·비만의 상관관계’ 파악
“은퇴후 경제활동無 60세 이상 男노인, 비만 위험 2.89배↑”
“경제활동장려·수면불일치교정 통해 비만·성인병 위험 낮춰”
주중과 주말의 수면시간 차이가 90분이 넘는 ‘수면불일치’가 계속되면 살이 쪄 비만이 될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은퇴 이후 경제활동이 없는 60세 이상 남성 노인의 비만 위험이 2.89배 더 증가할 수 있다는 내용도 밝혀졌다.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김양현 교수팀(김양현 교수, 손민성 교수, 서민희 수련의, 박재만, 김소정, 정희원)은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1일 밝혔다.
연구팀은 2016년 국민건강영양조사(KNHANES) 데이터를 통해 총 5684명의 대상자(남성 2453명, 여성 3231명)를 연령·성별·근로상태에 따라 소집단으로 분류한 후 주중-주말 간 수면시간 차이가 90분 이상 나는 ‘수면 불일치 상위 그룹’과 ‘하위 그룹’의 오즈비(Odds Ratio)를 비교 분석해 비만과 수면불일치 간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주중과 주말의 수면불일치를 겪는 한국인 중 경제활동이 없는 남성의 비만 위험의 증가가 수면불일치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은퇴 등으로 경제활동이 없는 60세 이상 노인 남성의 경우, 비만이 나타날 확률이 2.89배 더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60세 이상의 여성의 경우에도 비만이 될 확률은 높아졌지만, 비만 위험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증가하지 않았다.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의의는 단순히 수면 불규칙성과 비만을 다루지 않고 사회경제적 상황을 고려해 수면과 비만의 상관관계를 파악하려했다는 것에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오는 2030년이 되면 한국인의 비만유병률이 남성의 62%, 여성의 37%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비만 환자 또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앞으로 한국사회와 개인건강에도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연구팀은 한국인 남성에게서 경제활동의 유무가 수면과 함께 비만을 유발하는데 관련이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러면서 연구팀은 이들의 수면 불규칙을 교정하거나 재취업활동 등을 통해 경제활동을 장려하는 것이 비만유병률을 낮추는 것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수면 불규칙의 개념을 일상적인 수면 불규칙에서 주말과 주중 사이의 수면불규칙으로 확대해 한국인의 수면 불규칙과 비만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또 다른 증거를 제시할 수 있는 연구”라면서 “사회경제적 관점에서, 본 연구의 결과는 남성 노인의 경제활동이 수면과 더불어 사회 전반의 건강증진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경우 OECD 국가 중 고령인구의 빠른 급증으로 앞으로 수많은 사회경제적 문제를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본 연구의 결과는 향후 비만연구와 노인정책 수립에 있어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서 ‘비만’은 2020 대한비만학회 진료지침에 따라 BMI ≥ 25㎏/㎡ 로 정의됐으며, 90분 이상의 수면변동성은 여러 연구에서 심혈관 질환의 높은 위험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는 고대 의대에서 진행되는 학생 연구 활동의 지원으로 진행돼 국제학술지에 게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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