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 예상 반도체도 화웨이 호재에 순항
삼성전자가 다음달 발표하는 3분기 실적에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3분기 스마트폰과 가전 등 세트사업의 호조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제고될 것이란 전망이다.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증권사 컨센서스는 지난해 3분기보다 28.55% 늘어난 9조9986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전망치는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되고 있다. 증권가의 1개월 전 전망치인 9조273억원에 비하면 10.76% 올라간 수준이다. 최근에는 영업이익 11조원 이상을 전망한 증권사도 있다. 3분기 영업이익 10조원이 현실화하면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이 좋았던 2018년 4분기(10조8000억원) 이후 2년 만에 영업이익 10조원대에 복귀하게 된다.
3분기 실적은 스마트폰과 가전 사업이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2분기 코로나19로 침체를 겪었던 세트사업이 잠재수요에 힘입어 3분기에 반등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3분기에 부진할 것으로 예측했던 반도체 부문에서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를 앞두고 재고를 대량 축적하면서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에서도 퀄컴, IBM, 인비디아 등 거대 고객사의 수주가 이어진 점도 향후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 속에 체질개선의 효과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가전업계는 코로나19로 오프라인 매장 영업과 마케팅이 어려워지자, 온라인을 통한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3분기 판매가 호조를 보이자, 마케팅 비용을 줄이면서도 판매량이 늘어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삼성전자는 세트사업에서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따른 반사이익이 기대되고 있다. 화웨이 제재에 따른 삼성전자의 장기적 득실에는 전망이 분분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수혜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특히 스마트폰 부문에서는 화웨이의 도태로 가장 큰 수혜기업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최대 통신사인 버라이즌과 8조원대 5G 통신장비 계약을 맺기도 했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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